국내 모든 인터넷 포털 기업들의 꿈은 똑같다.


'한국의 구글'이 되는 것이다.


폭넓고 빠른 검색기법으로 단번에 세계 시장을 석권한 구글,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 소니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을 능가하는 구글….한국 인터넷 기업들에 구글은 선망의 대상이다.


이런 평가에 대해 "'한국의 구글'은 무슨 구글"이냐며 "맞짱…" 운운 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NHN이다.


1999년에 설립된 NHN은 "그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는 투다.


NHN의 목표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에 세계 최대 게임회사인 EA를 합친 기업이 되는 것이다.


올해 들어 하나로텔레콤을 제치고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선 NHN.이젠 전 세계 사람이 NHN을 통해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미미한 존재로 출발


NHN의 사업은 검색 게임 광고 전자상거래 기타 등 크게 5개 부문으로 나뉜다.


4년 전만 해도 NHN의 존재는 미미했다.


2001년 한게임을 합병하기 전 광고 매출은 보잘것없었다.


부문도 검색과 게임이 전부였다.


이름조차 생소했던 NHN이 대도약의 전기를 맞은 것은 2003년.이때부터 전자상거래와 광고부문에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NHN의 핵심사업부문은 검색과 게임.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2003년 418억원이었던 검색 매출은 지난해 855억원으로 불어났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726억원에 달했다.


삼성증권은 NHN의 검색 매출이 2007년까지 연평균 46.5%의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하나의 사업 축인 게임은 검색에 비해 다소 주춤한 상태다.


매출이 2003년엔 767억원,지난해엔 870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엔 418억원을 기록했으나 만족스런 수치는 아니다.


지난해 매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부문이다.


2003년에는 매출이 61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8억원에 달했고 올 상반기엔 지난해 연간 규모와 비슷한 96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NHN 본사 사무실에는 벽마다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다.


직원들에게 꿈과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걸어놓은 슬로건이다.


직원들은 출퇴근 때마다 한 번씩 이 슬로건을 읽고 가슴에 새긴다고 한다.


NHN이 내건 첫 번째 과제는 2008년 매출 1조원 달성이다.


지난해 매출은 2294억원이었고 올해 매출 목표는 3000억원이다.


3년 후 1조원이라면 올해보다 3배나 성장해야 한다.


NHN측은 꿈같은 얘기만은 아니라고 자신한다.


매년 40%씩 성장해온 추세를 감안하면 자신이 있다는 것.삼성증권은 NHN의 매출은 2006년 5202억원,2007년 70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08년 1조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다는 NHN 안팎의 전망이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NHN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려면 국내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내에는 포털의 모든 사업영역에서 NHN의 적수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NHN이 해외사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2001년에 실패했던 미국 시장에 지난 7월 다시 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계 극복이 관건


NHN이 꿈을 달성하려면 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글로벌 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NHN은 아직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해외사업에서 자리를 잡은 곳은 일본뿐이다.


중국 법인은 현지 서비스 업체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고 미국 법인은 이제 막 재도전을 시작한 단계다.


국내사업도 만사가 형통한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게임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자사의 한게임은 이미 넥슨닷컴에 밀려 게임포털 제왕 자리를 내준 지 오래고 넷마블과 힘겨운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3년간 100억원 넘게 투자해 심혈을 기울인 대작 '아크로드'가 부진하다는 것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하지만 국내총괄인 최휘영 대표는 "NHN은 '블루오션'이란 말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경쟁자가 없는 신시장을 개척해 왔다"며 "블루오션을 향해 나갈 뿐"이라고 말한다.


해외총괄 김범수 대표는 "NHN은 검색과 게임을 모두 갖고 있다"면서 "게임으로 해외 시장을 뚫고 인터넷포털로 승부를 내겠다"고 한다.


또 "기업 하면서 우여곡절이 없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1999년 6월 이해진씨가 이끄는 삼성SDS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NHN. 6년이 지난 지금 시가총액 2조6000억원의 코스닥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게임포털 회원 100만 돌파,검색 페이지뷰 1억 돌파,게임포털 동시접속자수 20만명 돌파 등도 NHN이 맨 먼저 달성한 신기록이다.


NHN은 과연 세계 시장으로 나가 구글을 능가하는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