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화제를 뿌리고 19일 막을 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마리아 샤라포바-비너스 윌리엄스의 대결은 보다 큰 밑그림 아래 준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개막되는 한솔코리아오픈의 토너먼트 디렉터이자 대한테니스협회 홍보이사인 이진수 한솔제지 감독은 20일 "원래는 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 스타인 이형택(랭킹90위.삼성증권)과 호주의 에이스 레이튼 휴이트(4위)를 포함시켜 4명이 맞대결을 치르는 방안을 기획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4명 선수의 스케줄이 제각각인데다 모두 모았을 때 대회 경비 또한 만만치 않아 결국 샤라포바와 비너스의 맞대결로 압축시켰다고 털어놨다. 당초 계획은 추석 당일 이형택과 휴이트의 단식 맞대결을 펼치고 추석 다음날은 샤라포바-이형택, 비너스-휴이트가 세계적인 혼합복식조를 이뤄 한가위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자 선수들과 달리 남자 톱 랭커를 부르기 위해서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거금이 드는 탓에 결국 4명이 함께 한국에 모이는 것은 무산됐다. 한편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체류기간 동안 김치와 비빔밥을 즐겼던 비너스는 19일 경기 후 한복을 맞추기로 하고 디자이너가 방문, 치수까지 재간 것으로 전해져 여러모로 한국팬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떠났다. 아울러 이번 세기의 빅매치에는 한국 테니스 사상 단일 경기로는 최다인 1만명의 관객이 체조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최고는 역시 지난해 샤라포바가 한국에 첫 모습을 드러냈던 한솔 오픈 경기로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센터코트에 9천800여명이 운집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