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7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에 있는 파레토 메디컬스쿨.의학전문대학원 입문검사(MEET)와 치의학전문대학원 입문검사(DEET)를 준비 중인 학생들이 가득한 강의실마다 긴장감이 팽팽하다.


강의실에는 80여명의 수강생들이 자리를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수강생들은 오후 10시까지 생물 물리 화학 등을 가르치는 강사의 말을 받아 적느라 여념이 없다.


이 학원에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직장인과 대학생 400여명이 등록돼 있다.


파레토 메디컬스쿨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준비학원이다.


이 학원을 경영하는 이종수 원장(42)은 전문 학원강사나 사업가 출신이 아니다.


그는 경기 성남시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는 치과의사다.


"처음 의·치의학전문대학원 도입 얘기가 나왔을 때 바로 이거다 생각했어요.


내년부터는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것입니다."


이 원장은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3년 학원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6개월 동안의 시장조사를 거쳐 지난해 2월 학원을 열었다.


자본금 6억7000만원에 초기 투자비까지 합쳐 1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갔다.


아내는 물론 동료 의사들도 치과의사로 풍족하게 살 수 있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펄쩍 뛰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걸 좋아해 일을 벌였습니다.성공할 자신도 있었고요."


그러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학원 운영은 만만치 않았다.


병원은 환자만 신경쓰면 됐지만 학원은 챙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수 강사를 초빙하는 것부터 커리큘럼 구성,수강생 모집,학원 홍보 등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학원 설립 후 1년 동안은 매달 수천만원의 적자를 봤다.


개원 후 1년간 까먹은 돈만 5억원 가까이 된다.


"학원 운영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수업료를 톡톡히 지불한 셈이지요."


부진을 면치 못하던 경영 실적은 지난 4월부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준비생들 사이에 파레토 메디컬스쿨이 '언어추론'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퍼지면서 수강생들이 부쩍 늘어난 덕분이다.


실제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언어추론을 가장 까다로운 과목으로 꼽고 있다.


지문이 평균 1000자 이상으로 긴 데다 과학철학,의료 윤리학,논리학의 연구방법론을 묻는 등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언어추론 영역이 당락의 중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원장이 학원 운영에 뛰어든 것은 누구보다도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이 원장 자신의 이력도 작용했다.


그는 바로 의과대학으로 가지 않고 우회한 케이스다.


1982년 광주 금호고를 졸업한 그는 그해 고려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전자공학과는 당시 제일 인기 있는 학과 중 하나였다.


대학 시절 내내 삼성전자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던 이 원장은 4학년 2학기 때 삼성전자에 예비사원으로 입사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그만뒀다.


그후 바로 대입 준비에 들어가 원광대 치의대에 합격했다.


개업 후 3년은 고생했지만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원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그는 임플란트 분야에서 상당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다시 치대에 들어가니 바로 치대에 입학한 사람들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더군요.


학문을 바라보는 태도도 다르고요.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볼 때 전문대학원 체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원장은 내년에는 학원이 본격적인 성장의 시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채택한 의대는 전국 41개 의대 중 12개,치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전국 11개 치대 중 6개 대학이 전환키로 결정했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정원이 늘어나면서 준비생들도 매년 증가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내년에는 관련 시장 규모가 35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병원 일은 함께 일하는 후배에게 맡겨두고 학원 운영에 전념할 생각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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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준비생들에게 ]


우선 입문시험은 '추론'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깊고 넓은 분야라 할지라도 단순 암기는 25% 내외일 뿐 나머지는 여러 분야의 종합과 판단력을 통한 도출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외우기만 하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둘째 입문시험의 핵심은 배점 비중상 가장 높은 '생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동안 두 차례 치른 시험에서 실제 의학과 관련한 '생리학'의 출제 비중이 절반이 넘었다.


생물은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


셋째 나름대로의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언어추론'이 입문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분야입니다.


준비생 전체의 70%가량이 이공계 출신인 만큼 대부분의 수험생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고 난이도 높은 언어추론에 부담을 느끼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는 아주 높은 점수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고 자체 영어시험도 보는 경우가 있지만 토플 240점대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만 신경쓰면 됩니다.


/이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