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플래시 메모리 부문의 경쟁력과 성장성 등에 대한 호평과 더불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오후 2시2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23%(1만9천원) 오른 60만8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9일 이후 11거래일 동안 보합권으로 마감한 전날 하루를 제외하고는 꾸준한 랠리를 이어왔다. ◆ "플래시 부문 호조가 강력한 모멘텀" =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가 강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삼성전자의 새로운 '캐시카우(이익창출원)'로 주목받고 있는 플래시 메모리 부문의 호조를 꼽고 있다. 이달초 애플이 신제품 MP3 플레이어 '아이팟 나노'를 출시함에따라 전문가들은 애플사에 낸드(NAND) 플래시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수혜를 점치고 있다. 이어 전날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50나노 기술을 이용, 16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이 '플래시 모멘텀'에 더욱 힘이 실린 상태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은 16기가 낸드플래시 개발 사실을 발표하면서 이 제품만으로도 2010년까지 총 30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증권 김장열 IT팀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급등은 16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 소식으로 촉발된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도 이미 MP3플레이어, 휴대전화용 플래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전날 발표로 플래시메모리 부문의 기술력이 다시 확인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삼성전자가 올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규모 100억달러(작년대비 44% 증가) 중 64%(지난해 점유율 59%)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희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규모가 예상보다 커져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의 이익 변동성이 줄고 있다"고 평가했다. ◆ 하반기 실적 회복 전망도 가세 = 이에따라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 회복에 대한 믿음도 강해지고 있다. CJ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LCD, 휴대전화 부문이 현재 모두 회복 국면에 진입, 지난 2.4분기를 바닥으로 영업실적의 턴어라운드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매수'의견과 목표가 66만2천원을 유지했다. 낸드플래시 부문은 수요 폭증에 힘입어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TFT-LCD 부문의 경우 7세대 생산공정의 성공적 램프업(생산량확대)과 LCD TV 수요 증가로 3.4분기 패널 출하량이 당초 회사측 전망을 웃도는 1천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CJ투자증권은 예상했다. 2.4분기에 매우 부진했던 휴대전화 부문도 우려했던 것에 비해 하반기 영업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 김 팀장은 "휴대전화 신규 모델 출시가 지연된 것은 사실이나, 최근 이들의 출하 물량이 상당히 괜찮은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J투자증권은 3.4분기 삼성전자 휴대전화 출하량이 8~9월의 호조에 힘입어 2천637만대에 이르고 영업이익률은 환율 안정으로 12%대 후반 수준을 기록, 당초 예상했던 11%대 초반을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투자증권 구 연구위원과 현대증권 김 팀장 모두 3.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2조원 수준으로 유지했으나, 김 팀장은 4.4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추정치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주가 상향조정 움직임 =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21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최고 71만원부터 최저 59만원까지 분포돼있고, 평균값는 64만9천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미 현 주가가 60만원을 넘어서자 낸드플래시 호조 등을 근거로 한 주가 상향 조정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현대증권 김 팀장은 "오는 3.4분기 실적발표 전후로 내년 실적에 대한 보다 구체적 전망이 가능해지면, 내년 이익 추정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적정주가가 70만~75만원선으로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상승 속도는 4.4분기 실적 개선 폭과 낸드플래시의 하드디스크드라이버(HDD) 대체 속도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구 연구위원도 "현재 목표가를 68만원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한국 시장의 여러 할인요인을 적용한 것"이라며 "목표가 68만원을 기준으로도 여타 해외 주요 기술주에 비해 삼성전자 주가는 싸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의 현 주가수익비율(PER)이 14배 수준인데 비해 인텔이나 노키아의 PER는 20배를 웃돈다고 덧붙였다. 이에앞서 전날 메리츠증권은 반도체와 LCD를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는 실적 모멘텀 등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63만7천원에서 69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