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중국의 손실이 인도엔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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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일본은 지난 수십년간 인도를 무시해온 것을 만회하려는 듯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투자 대상지와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인도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오랫동안 유지해온 입장을 수정,심지어 중국보다 인도에 더 많은 경제개발 차관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인도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것은 올봄 중국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일 시위와도 관련이 깊다.
당시 일본 기업인들은 그들이 중국내에서 어떤 위기를 겪을 수 있는지 정확히 확인했다.
반일 시위 이후 일본 기관투자가들은 위험분산 차원에서 자신들의 펀드를 대거 인도 주식시장에 투자했다.
일본 펀드가 물밀듯이 밀려들어 오면서 뭄바이 주식시장의 주가지수는 최근 4개월 이상 거의 매주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따라 인도 증시에선 '외국 펀드 거품'에 대한 우려감이 한껏 고조되기도 했다.
중국에서 반일 시위가 치열하게 벌어졌던 지난 4월 이후 최근까지 뭄바이 주가지수는 25% 이상 급등했다.
이는 일본 펀드들이 중국을 대신할 투자대상으로 인도를 겨냥한 때문이다.
인도 증시로 외국자본이 몰리면서 인도의 외환보유고도 4월 초에서 8월 중순 사이에 80억달러가 급증,1390억달러 규모에 이르게 됐다.
중국의 반일 시위가 가져온 이 같은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중국이 자국민들의 민족주의를 자극하면 언제든지 반일 시위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인도 증시에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을 집어넣은 데 이어 인도가 중국보다 투자 대상지로 더욱 안전하다는 판단을 내리면 외국인직접투자(FDI)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다.
또 FDI 증가는 선진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부개발원조(ODA)에서도 일본이 인도를 배려하는 상황을 연출하게 만들 것이다.
약 25년간 중국에 300억달러의 ODA를 제공한 일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재임기간동안 절반으로 줄였고 2008회계연도까지는 이를 완전히 없앨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인도가 최대 수혜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본의 중국투자전용 펀드 자산은 지난해 9월 67억2000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올 7월 말 기준 51억7000만달러로 급감했다.
반면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에서 인도 투자 펀드가 잇따라 선보이면서 그 규모가 지난 7월 말 기준 40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실제로 노무라자산운용이 지난 6월22일 모집한 인도 투자 펀드엔 너무 많은 돈이 몰려 회사측을 당혹스럽게 했다.
반일 정서로 중국이 손실을 입고 있는 사이에 인도는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앞으로도 인도는 일본과의 긴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는 일본의 자본과 기업인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인도행을 택할 수 있게 적극적인 구애공세를 벌여야 한다.
일본의 기술과 투자는 현재 7%인 인도의 GDP 성장률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리=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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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도 뉴델리 정책연구센터의 브라마 첼라니 교수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China's Loss Has Been India's Gain'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