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상 장기채 발행 급증 ‥ 기업들 재무 안정성 높이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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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의 자금조달이 눈에 띄게 장기화되고 있다.
만기 3년물로 사실상 획일적이었던 국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5년 이상의 장기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이 금리가 높더라도 재무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만기를 늘려 자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발행된 만기 5년 이상 장기채는 6조163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조1200억원)보다 49.5%(2조431억원) 늘었다.
장기채 발행금액은 지난 2000년만 해도 8600억원에 불과했다.
그후 2003년까지는 3조원대에 머물다가 지난해 6조8262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증가한 뒤 올해도 급증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회사채 발행액에서 장기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전체 발행 금액은 감소 추세지만 장기채는 늘고 있어서다.
장기채 비중은 지난 △2001년 9.7% △2002년 12.47% △2003년 19.22% △2004년 26.24%에서 올해 39.06%로 껑충 뛰어올랐다.
장기채 발행이 일반화되다 보니 비우량등급인 BBB급 기업도 만기 5년 이상인 장기채를 발행하고 있다.
BBB급으로 장기채를 발행한 기업은 2003년 4개(금융회사 제외)에 불과했지만,작년 12개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8월까지 15개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다음 팬택 광동제약 등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바로 윗단계인 BBB-급으로 속속 5년만기 회사채를 발행해 주목을 끌었다.
황성배 동부화재 크레딧애널리스트(신용분석가)는 "단기자금은 조달비용(금리)이 상대적으로 낮은 장점이 있지만 외환위기 카드채사태 등 신용위기로 차환(롤오버)에 차질이 빚어지면 멀쩡한 회사를 순식간에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는 원인이 되곤 한다"며 "기업들이 이런 점을 깨닫고 최근 재무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장기채 발행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진오 KIS채권평가 연구원은 "요새 국내 기업들은 단기운전자금은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으로,시설투자 등 장기자금은 장기회사채로 조달해 자금의 유출입 시점을 가급적 일치시키려 한다"며 "불과 몇 년 전에 비해 재무관리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전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