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8.31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됐습니다. 정부는 부동산투기는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성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정부의 의지가 자못 결연했습니다. 어제 합동간담회 분위기부터 전해주십시오. [기자] 정부가 부동산투기 근절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말을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이제 정부는 부동산 정책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바뀌고 말 것이라는 생각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부동산 투기는 이제 끝났습니다" 한덕수 부총리는 "이번 정책은 과거 대증요법에 급급했던 단기처방이 아니라 서민 주거안정과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매우 장기적이며 근원적인 처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투기를 억제할 그물망의 코를 촘촘히 짜서 투기를 통한 편법적 이익이 세금이라는 그물을 통과하고 나면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앵커2] 문제는 실효성입니다. 역대 부동산대책과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기자]- VCR 이번 부동산대책은 서민주거 안정과 부동산거래 투명화, 투기수요 억제, 그리고 주택과 토지공급 확대 등 4대 원칙을 기본으로 수립됐습니다. 특히 보유세를 대폭 올려 집을 팔도록 유도하고 일단 내놓은 집에 대한 양도차익은 철저히 환수한다는 세제정책을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송파 거여 200만평 개발을 포함한 강남과 중대형에 대한 공급확대 방안이 보완됐습니다. 과거 정책 보다 일진보한 것은 바로 공급확대에 각별히 정성을 기울였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 이번 대책을 부동산시장 안정책이 아니라 부동산 부양책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또다른 점은 지난 10.29대책은 정책집행 과정에서 입법부는 물론 다른 부처의 지원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부처가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고 여야 또한 투기억제에 대해 입장을 같이 하고 있어 정책일관성이 유지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한부총리는 "이번 조치로 적어도 10.29 대책 이전의 가격으로 환원돼야 한다"면서 "이것으로도 효과가 없을 경우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0.29대책 이전과 비교해 강남과 분당, 용인의 집값이 평균 20% 정도 올랐으니까 앞으로 20% 이상 떨어뜨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정부가 무엇을 믿고 장담하느냐는 다소 노골적인 질문에 한부총리는 "(자리를 걸고) 책임을 지겠다"고 말해 자못 비장감 마저 느껴졌습니다. [앵커3] 부동산정책의 핵심인 교육과 자본시장 대책은 이번에 빠졌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입니까? [기자] 이번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던 교육정책은 강북재개발과 연계해 논의될 사안이어서 시간을 좀더 가진다는 입장입니다. 한부총리는 강북지역에 강남과 필적할 만한 교육수준을 갖출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본시장 육성책과 관련해서는 부동산에 몰려있는 부동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각종 수수료 인하과 규제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묘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결국 부동산의 기대수익이 낮아지면 돈은 자연히 자본시장으로 간다, 즉 시장원리에 맡겨둔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4]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넘어야할 산은 많습니다. 정책 입안부터 집행까지 어떠한 과제가 남겨져 있습니까? [기자] 당장 직면한 문제가 국회 통과 여부와 위헌논란입니다. 한덕수 부총리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야당도 독자적인 대책을 발표했지만 크게보면 정부의 기본적인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간 단계에서 뒤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간단히 않습니다. 한나라당은 최근 독자적인 대책안을 내놨는데 종부세 상한제를 유지하고 2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외대상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더욱이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세대별 합산과제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따라서 국회 논의과정에서 자칫 정책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우가 아닙니다. 지난 10.29대책 당시에도 종합부동산세를 두고 여야가 힘겨루기한 끝에 세금증가율 상한제 같은 보완장치를 마련한 경험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같은 완충장치가 지금의 부동산정책 실패를 야기한 셈입니다. 위헌논란도 부담입니다. 이번 대책 가운데 편법증여를 통한 세금회피를 막기 위해 종부세를 인별합산에서 세대별합산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2년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부부합산이 위헌판결을 받은바 있습니다. 사실 이같은 어려움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종부세 입안당시 세대별합산을 검토했다가 결국 개인합산으로 결정한 것입니다. 뭐니뭐니해도 부동산대책의 가장 큰 딜레마는 역시 경기상황입니다. 경기에 발목이 잡혀 정책집행의 강도가 낮아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정부는 그동안 다소간의 경기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며 이를 감내할 의사를 분명히 해왔습니다. 다만 이번에 수요 뿐아니라 공급확대가 보완되면서 경기부담은 다소 덜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한부총리의 설명을 들어보시겠습니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 공급확대 정책이 포함되어 있어 건설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건설경기 위축에 따른 내수경기 회복지연의 소지는 분명히 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외국계 기관들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실제 씨티그룹증권은 부동산 억제책과 새로운 세금 규제로 민간 소비 성장률이 적어도 0.5%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여하튼 2개월여를 끌어왔던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됐습니다. 교육정책이나 획기적인 자본시장 육성책 같은 극적 반전을 없었지만 정부가 그 어느때 보다 고민한 흔적은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국회 통과와 위헌시비, 여기에 경기와의 적절한 수위조절 등 풀어야할 난제가 산더미 처럼 남아있습니다. 이번 부동산대책의 실무단장을 맡은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는 기자들과 만나 "사실 이제부터가 본게임이다."고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부동산대책은 사실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앵커6] 이성경 기자와 함께 8.31 부동산대책의 핵심내용과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