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지 않고 잘 쉬어야 일도 잘 하겠더라.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기 위해서도 그렇고…."


김재철 한국무역협회장(71)이 최근 임직원들과 차를 마시면서 한 말이다. 김 회장은 수산업으로 시작,식품사업과 금융사업을 두 축으로 한 지금의 동원그룹을 일궈낸 재계의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총수. 스스로 "평생 동안 제대로 휴가를 가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일에만 몰두해왔다.


그런 그가 주말을 포함,무려 일주일간 강원도 용평으로 '장기(?)' 휴가를 다녀온 것이다. 임원과 팀장들에게 엄격하기로 소문난 김 회장은 사실 지난 7월 초 "올 여름 휴가는 꽉꽉 채워 다녀오라"는 지시를 미리 내려뒀다. 예년엔 없던 일로 눈치를 보지 말고 휴가를 가라는 의미였다. 반신반의 하는 임원이나 팀장도 적지 않았다.그러나 정작 김 회장이 휴가를 다녀온 뒤 "잘 쉬어야 일도 잘 한다"고 강조하자 임원과 팀장들도 뒤를 이어 일주일간 푹 쉬다 돌아왔다.


한 임원은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1주일을 어떻게 꽉 채워 쉴 수 있겠냐"면서 "어쨌거나 올해는 쉴 만큼 쉴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휴가에서 복귀한 지난달 8일부터 하루 3~4개의 일정을 정력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