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자 현지에 진출한 국내은행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루피아 가치 급락세가 금융위기로 번질 경우 국내 은행들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출심사 등을 한층 까다롭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루피아 대출은 미미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은행은 우리 외환 수출입(이상 현지법인) 국민은행(현지은행 인수) 등이다. 현지 법인들은 대부분 달러 베이스로 영업을 하고 있어 루피아 폭락에 따른 충격은 거의 없다는 게 은행측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기업을 대상으로 루피아 대출 영업은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달러 베이스로 한국계 기업을 상대로 여신 외환 등의 금융거래를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루피아 급락 사태가 금융위기로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현지 한국계 기업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지 가공 수출업체들은 루피아 하락으로 수출채산성 개선이라는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내수업체는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한국계 기업 가운데 내수업체 비중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3년 말 현지의 상업은행인 BII은행 지분 14%를 715억원에 인수,싱가포르의 테마섹펀드와 공동 경영을 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분인수 이후 루피아 가치가 25%가량 떨어졌지만 주가가 100%가량 올라 손실을 본 것은 없다"면서 "루피아 급락세가 은행수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익스포저 8억달러 금융감독원은 루피아 폭락과 관련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들의 인도네시아 익스포저(대출+지급보증+유가증권 투자)는 총 8억1000만달러라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대출금 6억4000만달러,유가증권 1억5000만달러,지급보증 2000만달러 등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익스포저는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전체 익스포저 294억달러의 2.8%,국내 은행의 외화자산 1249억달러의 0.6%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