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투자자가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그동안의 흐름을 보면 현실은 전혀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경우 증시에서 돈이 빠져나가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부동산이 침체를 보이거나 이번과 같이 규제책이 나오면 반대로 부동산 투자자금이 증시로 환류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부동산과 주가의 관계는 부동산이 다소 더디게 움직일 뿐 방향성은 같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최근 미국의 부동산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증시가 하락추세로 돌아섰고 국내에서도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주가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의 경우 전미 부동산 중개인 협회가 발표한 '7월 미국의 기존 주택 판매'수치가 직전달에 비해 크게 감소하고 월가의 전망치 상당폭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증시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월가와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 논란과 소비지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고점 기록 진단과 경기후퇴 가능성이 거론됐습니다. 한국 증시도 부동산시장의 냉각이 소비지출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식을 미리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부동산 시장을 세금으로 억제하면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릴 것"이라는 정부 당국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시장의 반응입니다. 증시의 수급개선 기대와는 달리 강도높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 부동산 경기가 경착륙하면서 자산가치 감소에 따라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부동자금중 일부가 증시로 들어올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자 주식을 판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심리가 유가 급등과 함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참여자에게 이익실현 심리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결국 최근 증시의 단기 급락은 부동산 대책에 발표에 따른 경기위축 우려감이 미리 반영된 결과로 보여 실제 강도높은 대책이 발표된다고 하더라도 증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