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테이(22)가 26-27일 일본 오사카 그랑큐브홀에서 성황리에 마친 'Tei-JAPAN first consert'는 일본에 진출한 기존 가수들의 공연과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단 한 장의 음반 발매나 대규모 프로모션 없이 2집만 낸 신인가수가 이틀 동안 6천명을 동원하는 콘서트를 연 데다, 일본인의 가슴을 적시는 사랑을 실천해 감동으로 일본인을 매료시켰다는 점이다. 국내 전국 투어 콘서트 수익으로도 시각장애아동을 도왔던 테이는 일본 콘서트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공연을 기획했다. 이번 테이 공연의 홍보대사로 활동한 일본 시각장애 가수 후쿠모토 씨를 비롯해 시각장애인 100명을 초청한 것. 볼 순 없고 귀로만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이들에게 서정적인 발라드곡을 부르는 테이의 목소리는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이 사실을 안 오사카 시민 70여명은 공연 자원봉사단을 구성해 공연 안내 및 시각장애인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아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또 테이는 자신의 팬으로, 4월 일본 열차탈선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재일동포 4세 나나에 씨의 소식을 일본 언론을 통해 접한 후, 이날 추모곡으로 다마키 고지의 '콜'을 특유의 허스키한 보이스로 열창해 공연장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뿐이 아니다. 테이의 공연은 80세 재일동포 할머니의 가슴도 울렸다. 1, 2회 공연을 모두 관람한 장옥엽 할머니는 "노래를 들으며 한국이 그리웠다. 신나는 음악이 나올 때는 춤도 추고 싶었는데 60세 아들이 눈치를 줘 추지 못했다"며 "테이의 사인을 받고 싶다"고 스태프에게 문의했다. 이에 테이는 장옥엽 할머니를 대기실로 모셔 사인 CD와 포스터를 전달하며 포옹했다. 일본 관객을 비롯해 재일 동포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은 테이의 공연은 당초 기획 시점에선 무모한 것으로 비춰졌다. '발라드의 황제'로 일본에 알려진 신승훈이 작년 10월 음반 발매 전 대규모 콘서트를 연 바 있지만, 국내 2집 가수가 일본에서 그 어떤 소개도 없이 공연부터 진행한다는 점때문이었다. 테이의 소속사인 두리스타의 박행렬 대표도 "대규모 프로모션이 없는 상황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이어서 무대 사이드에 배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테이의 국내활동 모습을 담은 영상을 꼼꼼하게 준비했다"며 "공연 시작 2집 타이틀곡 '사랑은...하나다'로 포문을 열자 객석의 엄청난 환호에 마음이 놓였다"고 밝혔다. 이날 테이는 히트곡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닮은 사람'을 비롯해 드라마 '겨울연가'와 '올인', 영화 '엽기적인 그녀' 주제곡 등 일본 팬들의 귀에 익은 노래까지 총 25곡의 레퍼토리를 선사했다. 일본 진출 신호탄을 쏘아올린 테이의 공연이 끝난 후 관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다시 보고 싶은 공연이다"는 만족스런 반응이 쏟아졌고, 일본 취재진 또한 "감동적인 무대였다"고 평가했다. 현재 일본 유력 음반사들의 러브콜을 받은 테이는 11월 국내에서 발표할 3집 재킷 촬영을 마친 후, 9월2일 귀국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