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VoIP)와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인터넷전화는 착발신이 모두 가능한 070전화의 본격 서비스로 신시장이 열리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선 파워콤이 속도차별화를 내세운 광랜 Xpeed서비스를 들고 9월1일부터 가세, 업체간 혈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070인터넷전화가 신시장 선점경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기존업체와 신규업체 간 공방전이 될 전망이다.


업체들은 사활을 건 싸움을 벌여야겠지만 소비자들에겐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다.



◆인터넷전화


인터넷전화는 과연 황금알이 될 것인가,아니면 단순한 오리알이 될 것인가.


인터넷전화만큼 요즘 논란을 일으키는 통신분야도 없다.


인터넷전화는 무궁무진한 시장을 갖고 있는 황금분야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기존 통신시장의 건재와 견제로 인해 발전한계를 안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인터넷망을 이용한다는 강점과 전 세계 시장이 인터넷망에 관한한 열린 시장이라는 점을 들어 발전 가능성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있다.


인터넷전화는 한가지 유형만 있는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중반쯤 초창기에는 인터넷망을 이용해 PC나 전용단말기끼리 통화하는 비교적 닫힌 서비스가 주류였다.


또 통화품질이 낮고 착신번호가 부여되지 않아 전화의 기본 컨셉트인 착·발신이 모두 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한계는 비용이 싸다는 장점까지 가려 그동안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070 번호를 부여해 착·발신이 모두 가능해졌고,통화품질도 기존 유선전화와 거의 맞먹을 정도로 향상돼 '미래의 전화'로 부상했다.


인터넷 전화의 강점은 무엇보다 원가가 싸다는 점.인터넷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량의 정보를 보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다.


영상통화는 기본이고 전화도 마우스클릭으로 대신하며,소형 인터넷 단말기(USB에 소프트웨어 깔린 것)를 가지고 다니며 PC에 꽂기만 하면 쓸 수 있게 됐다.


인터넷전화 시장을 겨냥한 업체간 경쟁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인터넷전화 솔루션과 운영 관리노하우를 모두 보유한 벤처기업 애니유저넷과 대기업 브랜드를 앞세운 삼성네트웍스 등이 미래시장을 보고 경쟁중이다.


여기에 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 6개 기간사업자들도 오는 11~12월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경쟁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은 각국에 서비스 중인 스카이프와 제휴, 070인터넷전화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케이블TV방송 사업자(SO)들은 조만간 케이블폰 추진단이란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내년부터 서비스에 나설 태세다.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전화를 결합한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불꽃 경쟁에도 불구하고,인터넷전화는 갈길이 멀다.


단말기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단점과 기존 유선전화 문화를 뛰어넘어 일반화시킬 수 있겠느냐는 것.070번호를 더 눌러야 하는 단점도 있다.


그만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전화의 판도는 현단계의 1세대를 지나 2세대가 꽃필 5년 이후부터나 일정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별정사업자들이 자체망 없이 KT 등 기존 유선사업자들의 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해야 한다는 한계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파워콤 등장과 속도싸움


한때 "따라 올테면 따라와봐라"는 광고문구가 회자된 적이 있었다.


초고속인터넷 속도가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다는 점을 강조한 문구였다.


9월부턴 이 속도전이 다시 시작된다.


파워콤이 기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ADSL·20Mbps급)보다 5배나 빠른 통신망 서비스를 들고 나오기 때문.바로 광랜 Xpeed이다.


광(光)인터넷회선과 랜(LAN)장비를 통해 빠른 속도를 낸다고 해서 만든 브랜드명이다.


경쟁사들이 경계하는 것은 광랜의 장점인 속도.실제 초고속인터넷에서 파워콤이 주장한대로 100Mbps의 속도가 보장되면 영화 한 편 다운받는데 1분이면 된다.


기존의 30~40분 걸리는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접속 속도도 빨라진다.


PC전원이 켜지는 동시에 인터넷이 연결된다.


기다리는 데 드는 시간이 훨씬 줄어든다.


속도에 비하면 가격부담도 적다.


광랜은 광통신망을 이용하는 만큼 단가가 높다.


설치 및 망연장 공사비도 많이 든다.


하지만 업체간 경쟁으로 가격 부담은 늘어나지 않았다.


파워콤이 등장하자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기존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파워콤이 유통망을 확대하기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대리점 등을 모집중인 데 대해 시장점유율 잠식을 우려하고 있다.


KT는 아파트시장과 일반주택시장의 소비자를 분리해 고객을 붙잡는다는 전략이다.


광랜 방식의 엔토피아를 아파트 시장에 집중 공급하고,주택시장에는 50Mbps급 VDSL로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은 하나포스광랜을 앞세워 전국 3600개 아파트단지에서 국지전을 치를 생각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