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성 옌타이에 생산기지가 있는 두산 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는 중국 굴삭기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현대중공업과 경쟁하는 기업이다. 올해로 설립 10년을 맞은 두산 옌타이법인은 차이나 리스크에 효율적으로 대응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 회사는 단독법인 형태로 설립,합작 파트너를 잘못 만나 낭패를 당할 수 있는 소지를 근원적으로 없앴다. 푸젠성에 냉장고 합작공장을 세웠다가 "중국측 파트너가 부품을 몰래 내다 판다"는 보고를 받은 당시 김우중 대우 회장이 굴삭기 공장을 단독으로 설립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두산 옌타이법인은 1000명이 넘는 근로자를 가족처럼 대하면서 노사 분규 여지를 차단하고 있다.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가 중국을 강타한 2003년 4월 초.예방약으로 통하는 반란근 1주일분을 전 직원에게 나눠주는 '감동 경영'도 펼쳤다. 직원들의 경조사도 빠짐없이 챙기고 있다. 덕분에 이직률이 2%도 안 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채규전 두산 옌타이법인장(전무)은 "중국 진출 중소기업의 경우 한국인 주재원이 의사소통 능력 부족으로 실언을 자주 해 현지 직원들의 반발을 사는 사례가 많다"며 "주재원의 중국어 구사능력 향상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에 공헌한다는 이미지를 심어 중국 내의 '외국 기업 거부 정서'도 완화시키고 있다. 두산 옌타이법인은 6년 전부터 중국 시골 초등학교를 개·보수해주는 '희망공정'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2003년 산시성의 한 초등학교 준공식에 참석했던 옌타이법인 최성우 상무는 "당시 학생들이 안쓰러워 지갑에 있던 2000위안을 줬는데 후에 학생 두 명으로부터 '그 돈으로 240명 전교생이 가방을 사서 회사 로고를 새겼다'는 편지를 받고 가슴이 뭉클했었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