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발라드 모든 장르 섭렵하겠다"


요즘 음반제작자 두 명만 모여도 "아이비(IVY, 23, 본명 박은혜)라는 가수 어때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신인 가수임에도 데뷔 전부터 프로듀서 박진영의 든든한 후원을 입은 데다 댄스와 보컬 실력을 갖춘 '여자 비', 마이클 잭슨의 춤 선생인 파티마 로빈슨에게 춤 사사(事師), 유명 MP3 업체 후원 등 아이비는 다양한 수식어와 이력을 쏟아내며 대중보다 음악 관계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배우 겸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처럼 목까지 올라오는 셔츠, 몸매가 드러나는 딱 붙는 타이즈 의상을 입고 등장한 아이비는 "발라드 또는 댄스 가수로 규정짓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타이틀곡 '오늘밤 일'을 통해 스타일과 댄스 실력을 보여준 후 'Dawn Dawn Dawn', '바본가봐' 등 후속곡에선 느린 템포의 곡으로 가창력을 선보이겠단다.


◇I(am IVY)


아이비는 '담쟁이 넝쿨'이라는 뜻. 그의 이미지를 함축한 수록곡 'Poison IVY'에서 알 수 있듯이 겉으론 예쁘지만 만지면 독을 옮기는 담쟁이 넝쿨처럼 중독성있는 노래와 외모로 대중을 사로잡겠다는 의미다.


박진영이 지어준 예명으로, 그는 미국에서 귀국해 아이비의 인터뷰 의상까지 챙겼다.


비도 아이비의 첫 방송 전 안무 연습실을 찾아 "무대에서 1인 댄스 타임을 삽입하라"고 조언했다.


'여자 비'라는 수식어에 대해 아이비는 "여자 가수와 비교가 안돼 다행이다.


비는 무척 훌륭한 가수다.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텐데"라며 겸손해 했다.


그러나 "'제2의 아이비'가 나오도록 하겠다.


항상 자신은 있다"는 배짱도 보였다.


가수 꿈을 품은 아이비가 이수영의 소속사였던 옛 이가엔터테인먼트(현 팬텀)를 찾은 건 2001년. 그러나 이수영의 노래를 부른 첫번째 오디션에서 이도형 대표는 합격점을 주지 않았다.


아이비는 혼자서 학원에 다니며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 반년 만에 다시 오디션을 보겠다며 찾아왔다.


그제야 이 대표는 "노래 실력에 앞서 노력하는 모습이 예쁘다"며 훈련생으로 받아들였다.


"그 시간이 너무 힘들어 눈물도 많이 흘렸다"는 아이비는 "오디션에 통과하면 바로 가수가 되는 줄 알았는데 4년이 흘렀다.


실력을 갖춰야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또래 친구들이 많은 걸 할 때 난 모든 걸 포기하고 음악에만 매달렸다"며 4년을 돌아봤다.


◇V(ision is bright)


아이비는 음반 발매 전인 6월 미국에서 체류했다.


파티마 로빈슨에게서 춤을 배웠다.


평소 영화도 자막없이 노력한 터라 외국인과의 작업에서 의사 소통에 큰 두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미국 일정은 무척 타이트했다.


새벽 3-4시까지 안무 연습을 했고, 뮤직비디오 및 재킷 촬영 등이 쉴새없이 진행됐다.


현지 액팅 아카데미의 안무팀 원장은 "밤을 꼬박 새우며 그 어떤 춤을 가르쳐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언제나 밝게 웃는 아이비는 정말 프로페셔널하다"며 칭찬했다.


'아나콘다 2'의 주인공인 칼윤과 호흡을 맞춘 '오늘밤 일' 뮤직비디오에서 아이비는 연기력도 선보였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3학년 2학기 휴학 중인 그는 준비 과정 4년 중 1년 넘게 연기도 배운 덕에 뮤직비디오에서 섹시하고 고혹적인 표정 연기로 할리우드 스태프에게 박수를 받았다.


아이비는 칼윤과의 작업에 대해 "칼윤 씨는 배우답게 카메라 동선 등을 알려줬고, 난 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며 즐겁게 촬영했다.


칼윤 씨는 내가 바람을 피우는 상대남이었는데 키스신이 있어 긴장도 됐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연기자로도 나설 것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래도 가수라면 노래가 우선. 수록곡에 대해 묻자 표정이 더욱 밝아지며 수다스러워졌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처럼 한 곡 한 곡이 모두 소중하다.


특히 바비킴이 피처링한 '델마와 루이스'는 작사가가 친구와의 우정에 관한 가사를 써 기억에 남는다.


또 '난'은 파워풀한 샤우팅 창법으로 노래했고, 타이틀곡인 '오늘밤 일'은 내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적격인 곡이다"며 웃어보였다.


◇Y(outh was gorgeous)


아이비의 청소년 시절 보인 재능은 무척 다양하고 훌륭하다.


특히 가정 환경을 살펴보면 그의 가창력, 연기 등 끼에 대한 궁금증이 풀린다.


아버지는 해군본부 군악대 출신으로 전역했고, 지금은 학생들에게 드럼을 가르친다.


또 어머니는 성악가 출신으로 현재 교회 성가대 활동 중이다.


2녀 중 장녀인 아이비는 "가수를 하겠다는 제 말에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다.


아마 뭘 해도 반대하지 않으셨을 것이다"고 했다.


미술 실력도 갖췄다.


10년 정도 배워 한때 화가의 꿈도 키웠다.


노래와 그림이 특기이자 취미라고 한다.


그는 "내성적으로 보이지만 성격도 활발한 편이다.


대전 용남초, 중, 고를 다녔는데 군인 자녀가 다니는 학교였다.


알게 모르게 군인의 피가 흐르나보다.


도전적이고 호기심도 많다.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사진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