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무법천지예요. 노조 하는 거 봐서는 세계 초일류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현대자동차의 한 납품업체 고위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현대차를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우리같은 중소기업만도 못한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연례행사처럼 벌이는 파업은 차치하고서라도 현대차 노조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일을 자주 벌인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노조 대의원에 의한 공장 가동 중단과 올해 내내 계속되는 비정규직 텐트 농성,비정규직 노조와 회사측 관리자 간 잦은 폭력사태 등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 과연 회사의 경영권이 존중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의 주장처럼 현대차는 노조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6월 울산공장 '투싼'생산라인에서 발생한 사소한 사고로 대의원 몇몇이 나서 나흘 동안 생산라인을 중단시키는 등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조합원 안모씨가 생산라인을 벗어나 작업하는 바람에 발목에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은 것.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안씨의 안전불감증에 대해선 전혀 문제 삼지 않은 채 대의원 몇 명이 불법적으로 공장라인을 중단시킬 때는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이 사태로 총 1548대 254억원어치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 설립 이후 지난 18년간 파업으로 8조여원의 생산손실이 난 마당에 수백억원의 피해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00여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회사측은 농성장 철거를 못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을 탄압하면 잔업거부로 맞서겠다고 위압을 가해서다. 상황이 이런데도 노조는 올해도 어김없이 파업을 강행하며 노조의 경영참여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조합원 전환배치때 노조 동의를 얻도록 한 현행 단협 조항 때문에 생산라인 간 근로자 전환배치가 불가능한 것 등 노조의 경영참여는 이미 도를 넘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초일류 기업에 걸맞은 현대차 노조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인가. 울산=하인식 사회부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