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자 30%는 검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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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본의 블랙홀로 부상한 중국이 지난해 유치한 외자 가운데 30% 이상이 원래 중국 자본인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상무부 산하 연구원의 메이신위(梅新育) 박사는 23일 경제관찰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유치한 외자 가운데 약 3분의 1이 중국자본인 '가짜 외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홍콩이나 조세피난처 등을 경유한 '검은머리 외자'가 전체 외자액의 30%를 넘는다는 것이다.
메이 박사는 "지난해의 경우 중국이 유치한 외자 606억달러 중 200억달러 정도가 가짜 외자로 흘러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검은머리 외자의 유입경로는 과거 홍콩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수년 사이에는 해외 조세피난처를 애용하고 있다고 경제관찰보는 전했다.
베이징의 경우 지난해 유치한 외자 가운데 33%가 조세피난처에서 온 것으로 파악됐다.
닝보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1998∼2004년 유치한 외자 동향을 분석한 결과 미국 일본 유럽의 비중은 줄고 버진아일랜드 케이맨군도 서사모아 등 3대 조세피난처의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의 경우 닝보에 투자한 외자 가운데 2,3위는 버진아일랜드와 케이맨군도가,7위는 서사모아가 차지했다.
이들 3대 조세피난처가 지난해 투자한 자금은 닝보가 유치한 전체 외자에서 24.29%를 차지했다.
이 같은 비중은 전년보다 8.8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검은머리 외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중국에서 세금 토지 등에 있어 외자 우대조치를 받을 수 있는데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시장개방 확대로 외국기업의 운신폭이 커졌고 △조세피난처 내에서 자본 송금 등의 외환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조세피난처는 비밀유지가 쉬워 중국의 부패자금이 이곳을 거쳐 외자로 둔갑한 뒤 중국으로 다시 들어가는 사례도 많다는 지적이다.
경제관찰보는 '가짜 외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외국기업에 대한 '초국민 대우'를 폐지하고 자금 흐름을 면밀히 감시하는 등 대응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