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6일째 차익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식시장이 급반등 하루 만에 조정세로 돌아섰다.


투신과 증권을 중심으로 기관이 이틀째 매수에 나서 그나마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 매도 물량을 기관이 받아내며 증시를 떠받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당분간 매도세를 지속하거나 최소한 관망하는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시장 흐름은 외국인과 기관의 힘겨루기 결과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외국인 매도 왜?


외국인들은 23일 거래소시장에서 167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지난 16일 이후 이날까지 6영업일간 모두 660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시가 사상 최고점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계 펀드들이 잇따라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있는 것이다.


소버린을 비롯해 코로마스 피델리티 캐피털월드 JF에셋매니지먼트 등 외국계 자본들은 LG와 GS SK 쌍용차 등 우량 기업들의 보유 지분을 축소 중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올 들어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동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상무는 "외국인들은 올 들어 2조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샀다"며 "현재 여건이 갖춰진 만큼 일부가 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1팀장도 "외국인들은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에 힘입은 기관들이 시장을 받쳐주는 까닭에 부담 없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자금 이탈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고유가 부담과 미국 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 등으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외국인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 등으로 인해 외국인의 투자가 위축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향후 증시 향방은


관망세로 돌아선 외국인과 주식형 펀드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기관 사이의 치열한 힘겨루기 결과에 따라 장세가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승우 키움닷컴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최근 매도는 특정 종목에 집중되고 있을 뿐 시장 전반에 대한 매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당분간 숨고르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외국인들의 단기 이익 실현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과 수급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