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동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지난 7월 금통위 회의에서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김 위원의 발언 내용이 전해지면서 이날 채권 금리(3년물 기준)가 0.13%포인트 급등하는 등 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은이 공개한 7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김 위원은 콜금리를 연 3.25%로 동결하자는 다른 금통위원들의 견해에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을 주장했다. 김 위원은 우선 "지난 2월 이후 토지가격 급등 지역의 지가총액이 전국 지가총액의 3분의2 이상에 달하는 점에서 최근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이제 전국적인 현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 거품이 꺼질 때 국민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폐해를 중앙은행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금리인상에 따른 단기적인 성장률 저하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정부나 국회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키로 한 만큼 금리인상으로 인한 성장률 둔화는 재정정책을 통해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을 정상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잠재성장률 향상 효과가 더 크다고 김 위원은 덧붙였다. 이달 말로 예정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를 지켜본 뒤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의견에 대해서도 "정부보다 시장에 더 가까이 있는 중앙은행이 정부 대책을 기다려 본 후에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시장의 기대와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금통위가 6월까지 경기회복을 위한 저금리 기조 유지에 한목소리를 내왔던 것에 비해 7월 금통위에서 비록 한 명의 소수의견이기는 해도 처음으로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향후 금통위의 통화정책 결정 방향을 가늠하게 해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