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산업이 미래 국가 경쟁력의 열쇠다.' 세계 각국은 지금 바이오 전쟁 중이다.


생로병사의 비밀을 쥐고 있는 바이오 분야가 인류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다가오는 미래엔 바이오 산업의 강국이 곧 세계 경제의 중심 국가로 떠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기존 제약사는 물론 유전자,줄기세포 등 신기술로 무장한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각국 정부도 막대한 예산을 바이오 산업 육성에 쏟아붓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을 비롯해 많은 연구진과 기업들이 바이오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연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진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기존 신약은 물론이고 유전자 치료제,세포 치료제,단백질 의약품 등 바이오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종장기,유전자칩 등의 분야에서도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불붙은 세계 바이오 경쟁


미국은 바이오 분야에서도 초강대국으로 독주 체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머크 화이자 존슨앤존슨 등 톱글래스 제약사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암젠 제넨테크 등 연매출 수십억달러 이상의 거대 바이오 기업들도 탄생시켰다.


세계 바이오기술(BT) 기업의 30% 이상이 미국에 집중돼 있을 정도다.


이들 미국 기업은 천문학적인 액수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으며 후발 주자들과의 간격을 갈수록 벌여 나가고 있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400여개의 바이오 의약품과 백신이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국 정부도 올해 국립보건원(NIH)을 중심으로 286억달러(29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바이오·의학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도 만만치 않다.


전자산업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 몇년간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해 3260억엔(3조원)을 바이오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2006년엔 8100억엔으로 증액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10년 25조엔 규모의 시장을 만들고 1000개 바이오 기업을 창출할 계획이다.


바이오 산업의 또다른 강국인 영국은 정부와 민간 공동의 줄기세포 연구 프로젝트를 10년간 추진한다는 장기 계획을 마련,연구 결과의 산업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도 올해 2억8430만유로(3548억원)를 바이오 기술에 투자한다.


이들 국가를 포함한 유럽연합(EU)에서는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의약품의 수가 450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추세와 맞물러 2000년대 들어 한풀 꺾였던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도 최근 전세계적으로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한때 불투명한 것으로 인식됐던 바이오 산업의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결과다.


◆바이오 코리아 만든다


우리 정부는 올해 생명공학 부문에 지난해보다 17.8% 증가한 7086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민간에서 예상되는 1290억원의 투자까지 합하면 8376억원이 바이오 분야에 투입되는 셈이다.


정부는 생명공학 육성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2012년엔 각 전략 분야들에서 세계 5위 수준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줄기세포 및 세포 치료,유전체 및 단백체 기반의 질병 진단 등 유망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생물의약품 생산시설 등 민간투자가 어려운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기업들 역시 바이오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생명과학 CJ 등 대기업과 동아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등 제약사,바이로메드 메디포스트 쎌바이오텍 엠젠바이오 등 벤처기업들이 잇따라 세계 무대를 향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특히 줄기세포를 비롯한 각종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이종 장기 등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일부 분야에서는 오히려 한발 앞선 성과도 잇따라 내고 있다.


◆바이오와 제약의 경계가 무너진다


바이오 산업은 1980년대에 유전자 기술을 적용한 재조합 단백질 의약품들이 상업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어 2000년대 들어 인간 유전자 지도의 완성으로 포스트 게놈시대가 시작되면서 유전자와 단백질 등을 이용한 새로운 신약과 치료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화학 약품을 주로 개발해 온 기존 제약사와 신생 바이오 업체 간의 경계도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단백질 의약품,세포 치료제 등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벤처로 출발한 바이오 기업들이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게 된 것이다.


단백질 의약품 등을 개발하는 세계 최대 바이오 업체 암젠은 지난해에 전년 대비 26% 상승한 105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추세대로라면 2008년께에는 세계 10대 제약사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제약사들도 바이오 업체와의 전략적 협력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화이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머크 등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이 바이오 관련 생명공학 관련 회사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언스트영에 따르면 2004년도에 제약회사와 생명공학 회사 간 제휴건수는 800여건에 이르렀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