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본다] "외국인 시장이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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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리서치센터장 >
"비온뒤 땅이 굳듯 좀더 길게보면 지금 시장은 장기 여행을 떠나기 위한 체력 보강의 시기일 뿐입니다."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장세에 대해 비교적 낙관론을 폈다.
그는 "지수가 사상 최고치 돌파를 앞두고 등락을 거듭하면서 시황 전문가들조차 갈피를 못 잡는 형국"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단기적인 수급이나 재료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6월 이후 강세장을 수급 논리로만 해석하면 안 된다"며 "내년의 경제 성장 및 기업 수익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선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 랠리도 마찬가지 배경으로 해석했다.
그는 "월가에선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분위기가 주류"라며 "무엇보다 일본 경제가 확실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고,중국도 연 9%대 성장률을 유지하며 연착륙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이런 관점에서 지난주 국내 증시 수급조정을 주도한 외국인 매도물량도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이후 급격히 늘린 한국 증시 편입 비중을 차익실현 차원에서 조금 덜어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 외국인들을 만나보면 최근 몇 개월 사이 한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고들 자랑한다"고 전했다.
주가상승에다 원화강세까지 감안하면 실제 달러로 환산한 수익률은 훨씬 더 높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물론 일부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이익을 서둘러 확정짓기 위해 개별 종목에 대한 풋옵션 물량을 내놓거나 상승장에서 사모았던 선물을 팔며 시장에 충격을 주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 증시에서 200조원 가까이 보유 중인 외국계 주류 장기투자자들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일부에선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아시아 증시의 유동성 축소를 우려하지만 사실은 위안화 절상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오히려 이 지역으로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국내 증시도 짧은 속도조절을 거치면서 다시 재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며 "단기간에 얼마나 빠지고 오르느냐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이 센터장은 고유가 영향에 대해선 "세계적으로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지만 국내의 경우 원화가치가 절상되면서 아직까지는 고유가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