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세계의 市場을 가다] <4> 중국 저장성 이우시장 ‥ "없는게 없는"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국 저장(浙江)성의 작은 도시 이우(義烏).중국에서 '잡화의 소(小)왕국'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저장성은 물론 중국 전역에서 생산된 오밀조밀한 잡동사니 제품들이 한데 모여 세계로 나간다.


    거래되는 품목 수는 양말부터 크리스마트 트리 용품까지 어림잡아 10만개가 넘는다.


    이쯤되면 잡화에 관한 한 세계의 메카라고 할만하다.


    이우는 도시 자체가 거대한 도매시장이다.


    도시 골목마다 양말,시곗줄,마스크,액세서리,보온병 등 각종 잡화별 전문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전세계 182개국에서 연간 6만여명의 해외 바이어들이 이곳으로 몰려든다.


    시내 중심에 있는 국제상무성(國際商務城)은 이우를 대표하는 유통센터다.


    연면적 41만평을 넘는 4층짜리 전시장에는 약 1만2000개 상품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사람의 몸에 붙이는 장신구나 실내장식품은 여기에 없으면 세상에 없다고 큰소리칠 정도로 다양하다.


    더욱이 도매로 거래가 이뤄져 값도 싸다.


    고객들은 전시된 물건을 보고 주문만 하면 된다.


    국제상무성 관리위의 왕티에쥔(王鐵軍) 부장은 이우 시장의 인기 비결을 이렇게 설명한다.


    "성탄절은 서양인이 만든 서양의 명절입니다.


    그러나 성탄절을 꾸미는 크리스마스트리 용품은 이우 사람들이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 성탄절 장식품의 약 70%가 '이우 유통망'을 타고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시내 중심지 뒷골목에 있는 양말 전문시장.500평은 넘어 보이는 널따란 광장에는 세계 양말을 모두 모아 놓은 듯 어린이양말,스타킹,스포츠 양말 등 온갖 모양과 형형색색의 양말들이 고객을 맞는다.


    한 고객이 와서 특정 양말을 골랐다 하면 며칠도 안돼 수백,수천장의 똑같은 제품들이 만들어져 해외 시장에 깔린다.


    이우 시장은 상품이 거래되는 장소라기보다 제조업체들의 마케팅 현장인 셈이다.


    "남미에 수출할 양말을 고르고 있습니다.


    이곳은 수백가지 디자인 중에서 마음에 맞는 것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중국제품의 품질이 날로 좋아지고 있어 반품도 거의 없어 장사가 잘 됩니다." 자신을 '이우 단골고객'이라고 소개한 무역 오퍼상인 천량티엔(陳良天)씨의 설명이다.


    이곳에서 취급되는 품목은 10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정부 관계자는 매출규모를 묻자 "추산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다만 전체 판매의 60~70%가 해외에 수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우시의 전체 수출량은 약 8억7000만달러.대부분이 소상품이다.


    이우 시장은 경제학 교과서에서 말하는 그대로 '완전경쟁시장'이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제조업체가 됐든,유통업체가 됐든 누구에게도 진입 장벽은 없다.


    발품을 조금 팔면 공급사이드건,수요사이든건 간에 시장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수요·공급이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된다.


    "무역상들은 가격이 단돈 1원이 차이나도 거래선을 바꿉니다.


    유통상들도 한 푼이라도 싼 제품을 고르기 위해 시장을 훑고 다니지요.


    그러다보니 업체들은 바이어를 붙잡아두기 위해 최고 품질,최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합니다."(청메이팡 자이차오 사장)


    이우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어지간한 지도에는 표시도 없는 무명 시골이었다.


    그런 오지가 오늘날 '소상품 메카'로 우뚝 서게 된 계기가 '우연'에 가깝다는 점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계기는 지난 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 만들어졌다.


    당시 이우의 한 업체가 손잡이가 달린 작은 북(小鼓)을 만들어 공급했는 데,'대박'이었다.


    이 일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 유통상들이 이 북을 사기 위해 이우로 몰려들었고 다시 한 번 대박을 노리는 새로운 잡화 업체들이 이곳으로 대거 진출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시 전체가 시장이 돼버렸다.


    출발은 우연이었지만 오늘날과 같은 명성을 얻게 된 데에는 이우 지방정부의 치밀한 계획이 주효했다.


    이우 정부는 철도와 도로가 사통팔달 연결된 지리적 이점을 활용,시 전체를 유통 전문단지로 조성했다.


    지난 2002년 건설된 국제상역무성은 이우 국제화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우는 중국 중소 민영기업이 몰려있는 저장성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저장성 제조업체들이 이우에 판매 거점을 만들기 시작했고,결국 이우는 중국이라는 '세계공장'과 세계 각국의 잡화 쇼핑센터를 잇는 국제 물류단지로 성장했다.


    이우 시 정부는 해외 마케팅에서도 '프로급'이다.


    매년 가을 국내외 바이어 수천명을 초청,'이우 소상품 축제'를 벌인다.


    월마트 까르푸 마크로 등 세계적인 할인매장의 물품조달 관련 고위 책임자들이 모두 이 축제에 모인다.


    저장성의 제조업체들은 할인매장 관계자들로부터 세계 소상품 패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할인매장은 중국 소상품제조 정보를 파악해 간다.


    이우가 '세계공장'과 '세계 유통메이저'들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우 시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우 당국은 밀려드는 외국바이어들을 흡수하기 위해 현재의 국제상무성 옆에 대규모 제2기 유통센터를 건립,오는 10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최첨단 유통센터를 건설,도시 골목골목 흩어져있는 각 소상품별 재래시장을 한 곳에 모은다는 계획이다.


    '저장의 오지'인 이우는 고유의 특성을 살린 비즈니스를 발굴해 세계 저가 상품의 유통 허브로 커 가고 있다.


    이우=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대만, TSMC 영업비밀 훔친 도쿄 일렉트론 대만사업부 기소

      대만 검찰은 2일(현지시간) 도쿄 일렉트론의 대만 사업부를 대만의 국가 안보법과 영업 비밀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쿄 일렉트론의 전 직원이 TSMC의 영업 비밀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데 따른 것이다. 검찰의 성명에 따르면, 이 사업부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억2,000만 대만달러(약 56억원)의 벌금을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일렉트론은 지난 8월 전 직원이 기소된 이후 조직적인 개입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2. 2

      “탄소 중심 경영의 한계…이제는 ‘기후·인권 경영’이 생존 좌우”

      한국환경경영학회가 지난달 28일 서울 LW 컨벤션센터에서 ‘기후경영과 인권’ 특별 세션을 열고 기후위기 시대 기업이 구축해야 할 지속가능한 인권 경영의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학계·법조계·산업계 전문가 10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포럼은 네 개의 발제와 종합 토론으로 진행됐다.포럼은 조효제 성공회대 명예교수의 인사말로 문을 열었다. 조 교수는 “기업의 탄소 중심 경영을 인권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새로운 체계를 모색하는 이번 포럼은 시의적절하다”며 “기후위기가 더 이상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위협하는 상시적 위기로 전환됐다”고 강조했다.이어진 발표에서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기후위기와 인권의 교차 지점을 깊이 있게 짚었다. 김태호 한국환경법학회 차기회장은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 침해와 국가책임’을 지현영 서울대 환경에너지법정책센터 변호사는 ‘기후위기와 기업의 인권존중책임’,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과 기후인권’, 송재령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후 인지 감수성과 기후 책무성 행동’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종합 토론은 최영묵 성공회대 부총장이 좌장을 맡고 이상수 서강대 교수, 이우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 주신영 법무법인 엘프스 파트너 변호사, 한민지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이 참여해 국가·사회 전반의 정책적 과제를 논의했다.전문가들은 기업 경영과 인권이 상충한다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두 요소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기반으로 재정립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

    3. 3

      美 제조업 9개월째 위축…"트럼프 관세로 제조업 최대 타격"

      미국의 제조업을 되살리겠다고 시작한 관세지만 결국 미국 제조업이 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공장들은 수입 관세에 따른 부담으로 주문이 급감하고 철강 알루미늄 등 소재와 각종 부품등 관세가 부과된 투입재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일 발표된 공급관리연구소(ISM)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의 PMI는 10월 48.7에 이어 11월도 48.2를 기록했다. 50은 확장과 위축을 나누는 기준점으로 미국 제조업체들은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연속 50미만을 밑돌았다. ISM 조사의 신규 주문 지수는 10월 49.4에서 지난달 47.4로 크게 하락했다. 관세 인상으로 상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요가 감소했다.일부 제조업체들은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이 종료됨에 따라 12월에는 소폭 개선될 가능성이 있으나 공장 활동은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ISM 조사에서 컴퓨터 및 전자 제품과 기계류를 포함한 4개 산업은 성장을 기록했다. 감소한 산업으로는 목재 제품, 운송 장비업, 섬유 산업 등이 있다. 수입 관세는 제조업 전반을 약화시켰지만 일부 산업 분야는 인공지능(AI) 투자 급증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ISM의 설문조사에 응한 운송장비업체들은 관세로 인해 "직원 감축, 해외 생산시설 추가 개발, 주주관련 지침 등 구조 변화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제조업의 고용 지표는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웰스파고의 경제학자인 섀넌 그레인은 "고용 전망이 어려운 시기에 블루칼라 근로자들에게는 암울한 신호”라고 말했다. 일부 화학 제품 제조업체들은 "관세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건축 자재용 접착제와 실란트 수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