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한국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은 게임 자체에 앞서 더위와의 싸움이 된다.


아침 일찍 티오프를 한다 해도 2∼3홀만 지나면 온몸이 땀으로 끈적이기 시작한다.


상큼한 봄 가을의 라운드가 무척이나 그립다.


우리나라에서 더위가 극성을 부릴 무렵, 베트남의 고지대 달랏에 가면 한국의 가을날씨 같은 기후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베트남은 아열대지방.


그러나 해발고도 1500m의 달랏지방은 한여름에도 아침 저녁으로 쌀쌀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습도마저 높지 않아 바람이 보송보송한 느낌이다.


때문에 이곳은 베트남 최고의 휴양지로 꼽힌다.


'작은 프랑스'라고 불리는 달랏지방은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하던 시절, 프랑스와 베트남의 고위층을 위한 휴양도시로 개발됐다.


달랏팰리스골프클럽은 베트남 최고의 골프클럽으로 꼽힌다.


미국의 권위있는 골프잡지인 골프다이제스트에서 매기는 베트남 골프장 랭킹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곳이다.


달랏팰리스GC는 당초 베트남의 마지막 황제인 바오다이의 개인 골프장으로 조성됐다.


프랑스 체류시 골프의 재미에 푹 빠져 들었던 바오다이 황제는 1922년 베트남에서 기후조건이 가장 좋은 달랏에 골프코스를 만들도록 지시했다.


이 골프장은 당초 6홀로 설계됐다.


코스는 이후 매우 소중하게 보존돼 왔다.


지난 1964년까지도 사람이 손으로 직접 페어웨이의 잔디를 깎았을 정도다.


1997년에 들어서는 미국의 IMG사가 현재와 같은 18홀 규모로 개조했다.


코스는 전반적으로 길지 않은 편이다.


블루티를 사용한다 해도 전체 코스길이가 6557야드 밖에 되지않아 한국 골퍼들은 보통 블루티에서 플레이해야 적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린티를 기준으로 보면 코스 전체 길이는 7009야드에 달해 프로대회를 열 수도 있다.


설계의 특징은 대부분의 홀이 워터해저드를 끼고 있다는 점.


또 핸디캡 1,2번 홀들이 모두 파5홀로 자칫 미스 샷이 나올 경우 스코어가 엉망이 되기 쉬운 구조를 지녔다.


잔디는 동남아에서는 유일하게 벤트그라스를 사용, 샷을 할 때마다 풀이 부드럽게 끊어지는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달랏시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인공호수가 있다.


이 주변에는 말을 타고 돌 수 있는 산책로와 공원이 있다.


또 꽃이 유명한 달랏은 2월이면 벚꽃으로 전체 도시가 덮이며 꽃박람회도 열린다.


달랏(베트남) = 글·사진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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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달랏팰리스GC의 캐디팁은 18홀을 기준으로 미화 5∼7달러 정도면 된다.


달랏시내에는 프랑스 아코르 그룹에서 운영하는 5성급 달랏팰리스호텔이 있다.


전통을 잘 간직한 헤리티지호텔로 꼽히는 이곳은 불과 43개의 최고급 객실을 운영한다.


객실은 샹들리에가 설치돼 있을 정도로 품격 있게 꾸며졌다.


미화 35달러 정도면 프랑스식 정찬을 즐길 수 있다.


ES투어(02-775-8383)는 팰리스호텔 숙박과 시세이도 스파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고품격 달랏 골프상품을 판매한다.


5일(72홀)과 6일(90홀) 상품은 각각 129만원과 149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