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다시 할까? ‥ 하이닉스는 지금 고민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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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달러의 매출 구조를 만들려면 뭘 더해야 하지?'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난달 구조조정촉진법을 졸업한 하이닉스반도체가 향후 사업 방향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메모리 분야의 눈부신 선전에 힘입어 경영정상화에 성공했지만 궁극적으로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우고 새로운 사업 분야를 발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17일 "경영정상화를 계기로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전략을 수립하기로 하고 중장기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기 부침이 심한 업종인 만큼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신규사업 진출도 과감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LSI 사업 재개?
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씨티그룹에 팔았던 시스템LSI(비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매각계약 당시 '향후 3년간 겸업금지'라는 조건을 붙였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2007년 9월부터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다.
하이닉스는 시스템LSI 사업이 메모리 사업에 비해 훨씬 복잡해 사업리스크가 적지 않은 데다 관련 인력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업계의 흐름이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특성을 결합하는 이른바 '퓨전 메모리'로 나아가고 있고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스템LSI 사업에 대한 경험이 축적돼 있는 점 등은 사업을 재추진할 수 있는 충분한 동기와 배경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수익원을 다변화하면서 향후 매출 10조원으로 글로벌 기업 위상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비메모리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이들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하이닉스는 또 얼마전 유럽의 ST마이크로가 제안한 '빅딜(ST마이크로가 자사의 노어플래시메모리 일부 라인을 하이닉스에 양도하는 대신 하이닉스 지분을 갖고 싶다는 제의)'에 대해선 일종의 '꽃놀이 패'로 보고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당장 시급한 일은 아니지만 시장여견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카드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ST마이크로의 마이클 말코위츠 홍보 책임자 역시 "우리는 중국공장 합작 등 하이닉스와의 기존 협력관계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양사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논의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지분매각 시동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르면 18일께 '출자전환 주식 공동관리협의회'를 열고 보유지분(74.2%) 매각을 처음 논의한다.
협의회는 채권단이 지난달 하이닉스를 워크아웃에서 조기 졸업시킨 뒤 지분 매각을 위해 구성한 조직이다.
협의회는 24.1%에 해당하는 물량은 연내 국내외에 공동 매각하고 나머지 50.1%에 대해선 오는 2007년 말까지 매각 유예기간을 두고 경쟁입찰 등을 통해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조일훈·유병연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