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이 있지만 많은 국가들이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다. 특히 최근 진행되는 고유가 행진은 오히려 원전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74년 이후 건설이 중단된 원전 건설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독일은 원전폐쇄 계획을 연기한 것도 고유가와 새로운 에너지원 확보의 어려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 같은 원전사업을 전담하는 회사가 바로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이중재)이다. 한수원이 국내 에너지 공급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은 상당하다. 원자력은 전체 전력수요의 40%를 충족시키고 있으며 원전을 통해 공급된 에너지는 국가총소비 에너지의 15%에 이른다. 이 정도의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우라늄을 수입하는 데 들인 비용은 3억달러에 불과하다. 작년 에너지 순수입액 393억달러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발전 단가로 따지면 석유의 절반 밖에 안된다는 게 한수원측의 설명이다. 지난 20년간 물가상승률은 156%에 이르지만 전기요금 상승률은 3%밖에 되지 않는 것도 이처럼 원전의 발전능력을 확대하고 운영을 효율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수원은 울진원전 5·6호기를 준공했다. 이로써 국내에 가동중인 원전은 모두 20기로 늘어났으며 원전의 총설비용량은 1770kW로 확대됐다. 울진원전 5·6호기가 생산하는 전력은 석유화력발전에 비해 비용이 약 8000억원가량 적게 들고 1280만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한수원은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저비용 고효율의 에너지 공급원으로 자리잡은 한국의 원전기술도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다. 작년 원전 이용률은 91.38%로 세계 원전 평균이용률 78.9%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고장 정지율은 0.6회로 미국(1.1회) 프랑스(2.5회)보다 낮다. 한수원은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추가적인 원전 건설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우선 국내에서는 2017년까지 8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960만kW의 발전 용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한국 표준형 원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이를 토대로 중국 루마니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원전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국가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한수원은 루마니아의 원전건설 타당성 조사와 베트남 원전 공동연구 등에 참여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와 함께 국가적 현안인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건설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원전의 안정성과 경제성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