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수출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총수출 가운데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이 35.6%였으나 올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33.3%로 크게 저하됐다. 중소기업들의 수출 의욕이 △달러 및 엔화약세 △원자재가 상승 △중국제품의 추격 등으로 반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중국 위안화 절상이 한국 중소수출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이석영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만나 중소기업의 수출 의욕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 대한 중소수출업계의 전망은. "보통 거래상대방 국가의 화폐가치가 오르면 수출이 늘어나죠.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게 문제입니다. 중국의 환율제도 변경과 위안화절상은 중국의 내수를 위축시켜 한국 중소기업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겁니다. 특히 이번 위안화 절상은 중국산 원자재값 상승과 원화가치 동반상승을 부채질해 중소기업 수출에 더 큰 어려움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제품에 대한 덤핑제소도 늘어나고 있다는데요. "그야말로 덤핑제소가 문젭니다. 현재 한국이 외국으로부터 반덤핑규제를 받고 있는 건수는 모두 121건에 이릅니다. 이 숫자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건수이거든요. 게다가 국내 중소기업제품에 대한 반덤핑규제 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죠.지난 4월 오스트레일리아가 한국산 철강파이프에 대해 덤핑제소를 해와 하이스틸 국제강재 진방 등 중소기업들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같은 중소기업의 반덤핑제소를 해결할 방법은 없습니까. "방법이야 있지만,중소기업들은 덤핑제소를 당했을 때 대응경험이 부족해 변호사나 회계사를 고용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하는 게 걱정이죠.때문에 수출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걸 해결해주기 위해 무역협회는 수입규제대응센터를 운영합니다. 이 센터는 덤핑관련 자문,전문가 소개,법률비용 일부지원 등 사업을 펴고 있습니다. 중소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소요경비의 50% 범위 이내 최고 2500만원까지 경비를 대주고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철강파이프에 대한 제소가 무혐의판정을 받게 된 것도 이 같은 지원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일반 수출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은. "제가 중소기업청장도 역임해봤습니다만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끊임없이 자금난을 겪죠. 수출기업도 마찬가집니다. 그래서 수출자금 지원을 위해 총 1046억원의 무역기금을 운용 중입니다. 이 기금으로 업체당 3억원까지 연리 4%로 빌려주죠.이 수출지원 자금은 무역환경이 취약한 지방소재 중소기업에 전체의 80%를 지원합니다. 또 전자무역에 대한 수요가 커짐에 따라 중소기업의 전자무역 활성화를 위해 1사1홈페이지를 마련해주고 있어요. 이미 지난 2000년 이후 7000여개 업체가 협회를 통해 자사의 수출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해외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팔지 못하면 헛일이죠. 그래서 협회는 해외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되지 않은 지방중소기업을 위해 상반기 중 50회 이상 전문전시회 참가 및 해외시장개척단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2억3000만달러의 수출계약성과를 올렸죠.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등 78개 해외무역촉진기관과 양해각서를 체결,중소기업 간 교역활성화도 추진하고 있죠.중소업체들은 협회가 파견하는 다양한 사절단에 직접 참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요즘 중소기업으로서는 중국시장 진출 확대가 가장 시급한 과제인데.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중소기업들은 아직까지 중국시장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는 이달 말 중국 경제·산업 데이터베이스 사이트를 개설합니다. 이 기초자료를 폭넓게 활용하도록 합시다." -무역인력을 구하지 못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죠. "참,이상한 일이죠. 대졸 실업자는 넘쳐나지만 기업들은 무역실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이런 미스매칭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협회는 연간 200명의 무역마스터를 배출합니다. 10개월간 무역과 외국어를 집중 교육시켜 해외로 내보내는 거죠.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연간 100회 3500명을 무역실무요원으로 연수시키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중국에 파견할 인재를 별도로 양성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글=이치구 한국경제중소기업연구소장·사진=허문찬 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