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개성공단에서 국내 중소업체들이 협력해 제품을 공동 생산하는 '협동화 공장'이 첫선을 보였다. 시계업체인 로만손과 로잔 아라모드 등 8개 협력업체는 11일 개성공단 현지에서 '로만손 협동화 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개성공단에서 모회사와 협력업체가 한 공장에 입주해 제품을 생산하는 협동화 사업 형태의 공장가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만손 협동화 공장은 대지 2620평 연면적 2855평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이 공장에는 로만손에서 65억원,8개 협력업체에서 94억원 등 모두 159억원이 투입됐다. 로만손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로만손에서 공장을 종합관리한다"고 설명했다. 협력업체 중 아라모드와 현진은 시계 케이스,대선테크와 에버존은 밴드,동일정공은 유리,픽시스는 포장케이스,엔아트는 보석 등을 만든다. 또 로잔은 손목시계 완제품을 생산한다. 로만손은 협력업체에 디자인 제공과 기술지도 등을 해주고 있다. 이 공장에는 520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김기문 로만손 대표는 "동일 업종의 부품·조립업체들이 협동화 생산체계를 구축함에 따라 15% 이상의 물류비용과 30% 이상의 관리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의 저렴한 인건비까지 감안하면 개성공단 협동화공장 운영으로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크게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3년 이내에 개성 공장에서 연간 500여 종류의 손목시계 80만개를 만들 계획"이라며 "이는 로만손 전체 생산량의 80%에 달하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또 시계 케이스를 만드는 아라모드 김용한 대표는 "한곳에서 모여 생산활동을 하다보니 물류비 절감과 함께 문제점을 현장에서 바로 개선할 수 있는 등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로만손은 개성공장에서 첫 제품으로 만든 누리·벼리·소소리 등 3개 모델을 롯데백화점 이마트 전점에서 이날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가격은 7만8000원에서 14만5000원. 한편 이날 준공식에는 로만손과 협력업체 대표를 비롯해 맹형규 한나라당 의원,김동근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위원장,조명균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