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은 씽씽,화학은 덤덤.' 소재주 주가가 뚜렷한 차별화를 나타내고 있다. 9일 증시에서 철강업종지수는 2.46% 상승한 2672.84에 마감됐다. 지난달 초부터 따지면 18.8%나 상승했다. 포스코는 사상 최고가를 넘보고 있고,현대하이스코 INI스틸 등의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반면 화학주는 영 딴판이다. 화학업종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률은 0.1%에 그쳐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날도 LG화학(-0.53%) 호남석유(-0.99%) LG석유화학(-0.56%) 등 업종대표주들은 대부분 약세였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최근 2개월 연속 반등했는 데도 철강과 화학주가 가는 방향이 정반대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통상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들어서면 철강 화학 등의 제품 수요가 증가하게 돼 소재주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여겨진다. 실제 철강주는 OECD 경기선행지수 상승 후 특히 2등주를 중심으로 반등폭이 가팔라졌다.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1분기까지 자급률이 높아진 중국이 철강 수입 물량을 크게 줄인 상태라 국제 철강수요는 세계 경기가 회복돼야만 되살아 날 수 있다"며 "이런 와중에 OECD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해 국제 철강 경기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화학주는 이 같은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보다는 향후 공급물량에 대한 부담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을수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중동 중국 등의 최근 몇 년간 설비증설로 2006년 국제적으로 에틸렌은 100만t,합성수지는 120만t 정도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 같은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엔 지금의 OECD 경기선행지수 반등 정도로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소재주는 당분간 차별화 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철강의 경우 국제적 공급과잉이 없는 가운데 최근 몇 달 새 낙폭이 컸던 건설용 봉형강 가격마저 반등하고 있지만 화학업종의 실적은 공급과잉으로 2007년까지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며 "화학보다는 철강주가 소재주에서는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다만 호남석유 등 일부 화학업체는 영업이익이 과거 10년치 평균의 3배로 증가하는 등 이익구조가 예전보다 크게 안정된 상태"며 "화학주도 저평가 논리가 부각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