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8일 국정원의 도청 '고백'과 관련,"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노 대통령을 겨냥하며 '음모론'에 더욱 힘을 실었다. 한화갑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집권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움켜쥐고 있다가 이제 발표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정치적 동기가 불순하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또 '국정원 발표에 노 대통령의 정치적 의중이 개입됐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청와대에서 결정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 뒤 "이런 식으로 모든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면 반드시 잃어버린 5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종필 대변인도 "대통령이 관련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해 공개지시를 내렸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틈만 나면 민주당 파괴공작에 나선 분"이라며 "노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 밑에 있었던 것은 '위장취업'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국정원이 '국민의정부 때도 도청했다'고 발표한 이후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김 전 대통령측 주변에서는 국정원의 발표를 현 정부의 'DJ죽이기 시도'라고 규정하며 격앙된 분위기다. 동교동의 최경환 비서관은 "개혁에 앞장섰던 국민의정부 인사들에게 또다시 치욕과 수모를 주려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