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디아(Chindia·중국과 인도)는 2004년 기준으로 인구 23억명,국내총생산(GDP) 2조2000억달러로 세계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할 만큼 성장했다.


요즘 친디아가 세계 경제계의 화두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친디아란 말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던 1980년대 후반부터 양국에 관심을 돌렸다. 90년대 초 중국 제조업의 메카인 쑤저우 공업단지와 인도 정보기술(IT) 산업의 요람인 방갈로르의 인프라 조성 사업에 참여한 유일한 나라가 바로 싱가포르였다.


싱가포르가 어떤 나라보다도 일찍 친디아의 가능성에 주목한 것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찾아나서는 사회적 분위기의 반영이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이 싱가포르의 모델을 따라 발빠르게 추격전을 펼치자 싱가포르는 이들과 경쟁하기보다는 친디아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낸 것이다.


싱가포르는 중국과 인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또 중국계가 싱가포르 인구의 70%에 달하고 인도계도 8.3%나 된다.


그만큼 두 나라와의 경제 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게 싱가포르의 판단이다.


따라서 싱가포르는 다른 나라보다 한 발 앞서 두 나라에 대한 교역과 투자 규모를 늘렸다.


싱가포르의 이런 전략은 지난 6월 인도와 맺은 '포괄적 경제협력협정(CECA)'에서 잘 드러난다.


CECA는 자유무역협정(FTA)보다 훨씬 포괄적인 개념으로 양국 간 무관세 교역은 물론 과학기술,미디어,교육,전자상거래,지식재산권 협력을 강화하고 이중 과세를 막는 등 전방위적인 교류 확대 방안을 담고 있다.


이 협정은 과거 홍콩이 중국과 교역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전진 기지가 됐듯 싱가포르가 인도 진출의 교두보가 되는 길을 열어주었다.


CECA 체결로 싱가포르와 인도의 교역량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두 나라의 교역 규모는 80억달러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100억달러로 늘어나고 2010년에는 15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인도와 싱가포르가 CECA를 체결한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라며 "인도의 성장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