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키지 시장은 앞으로도 세계 최대 수산물 도매시장으로 명성을 이어갈 것입니다." 오치 도시하루 츠키지 시장장(長)은 "츠키지 시장이 오는 2012년까지 도쿄 외곽으로 이전될 것이지만 '츠키지 브랜드'는 계속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이 시장을 21세기에 맞는 환경친화적 시장으로 바꿔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치 시장장은 150명의 도쿄도 공무원을 거느리고 하루 15여만명이 이용하는 시장의 시설 유지에서부터 공정 거래,상품 안전 관리 등 업무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 관리자다. 오랫동안 일본 수도권 2500만명의 먹거리를 책임져왔던 츠키지 시장은 올해 도쿄 도심으로 이전한 지 70년을 맞으면서 산지 직판 등 유통시장 환경변화에다 시설 노후화 및 공간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맞고 있다. 하루 2만대 이상의 차량이 밤낮없이 드나드는 데 따른 소음과 여름철마다 진동하는 비릿한 생선 냄새 등으로 인근 주민의 민원이 커져 이전 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도쿄도는 2012년까지 시 외곽지역인 도요스에 현재보다 규모를 2배 확장한 새로운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모두 1300억엔(약 1조1830억원)을 투자해 2007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는 예정아래 현재 설계작업이 진행 중이다. 새 도매시장은 '아름다운 시장·환경시장'을 컨셉트로 하고 있다. 도쿄 이미지에 어울리면서 주민들의 삶에 불편을 주지않게 환경친화적으로 건설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게 오치 시장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새 시장에는 첨단 물류시설을 설치해 물품 반입부터 반출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현대식 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장 내 운반 차량도 전기 자동차로 운행하고,거래 시스템을 전산화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부 상인들이 2~3대째 영업해온 상권을 버리는데 대해 반발,이전 비용을 요구하고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오치 시장장은 "과거의 명성만을 앞세워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아무리 츠키지 시장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며 "현대식 도매시장으로 새롭게 출발해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