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소비심리 회복 뚜렷, 서민업종은 아직도 '한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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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소매 판매가 9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서민들의 체감경기와 맞닿아 있는 숙박·음식점업은 여전히 침체국면을 지속,내수회복 기운이 밑바닥까지 확산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중 서비스업 생산(부가가치 기준)은 1년 전에 비해 2.6% 증가했다.
이로써 2분기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로 2002년 4분기(8.0%)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도·소매 판매 역시 전년 동월에 비해 2.3% 늘어나 지난 3월(0.6% 증가)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2분기 도·소매 생산 증가율(2.0%)은 지난 2003년 1분기(1.0%) 이후 9분기만에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신형 대형차가 출시된 것이 도·소매 판매가 늘어난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 자동차 판매는 12.5% 늘어났다.
2002년 12월(31.0% 증가)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1년 전에 비해 1.8% 줄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EBS 수능 강의로 된서리를 맞은 교육서비스업(5.2% 감소)도 16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갑 열기 시작한 고소득층
지난 6월 중 호텔업 생산(부가가치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7.3% 늘어났다.
전달(5.7%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1.6%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올 상반기 연회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백화점도 고소득층이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김기홍 갤러리아백화점 노블레스담당 팀장은 "연간 3500만원 이상을 쓰는 초우량고객 수가 올 들어 25.8% 늘어났다"고 전했다.
재정경제부가 4일 발표한 '속보지표'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백화점 매출은 4%가량 늘어나 증가폭이 전달(1.6%)에 비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14.5% 증가해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본격회복은 아직…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업종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음식점업 제과점업 등은 아직 한겨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중 일반음식점업 판매는 2.2% 감소했고 제과점업과 주점업은 각각 9.1%와 0.3% 줄었다.
음식료품관련 업종도 같은 기간 6.5% 뒷걸음질쳤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가 회복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바닥다지기 정도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2분기 이후 본격적인 내수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로선 그런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재석·박동휘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