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이 일부 코스닥기업의 '어닝쇼크'에 경계감을 나타내며 코스닥 기업 주식을 연일 내다팔고 있다. 3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지수 전망이 밝다는 증시 분석가들의 전망과 달리 실적시즌이 시작된 지난달 11일부터 코스닥 주식을 내다팔기 시작, 이날까지 모두 1천4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18일 거래일 동안 단 3일 제외하고 연일 코스닥 기업 주식을 내다팔았다. 특히 3일에는 주성엔지니어링과 웹젠이 불러온 '어닝쇼크'에 따른 영향으로 36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전날 게임업체인 웹젠이 매출액에 맞먹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액정표시장치(LCD)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도 올해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해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상장 당시 코스닥 차기 황제주로 주목 받았던 웹젠은 2.4분기에 75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67억원의 영업손실과 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코스닥 IT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제시한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 2천237억원, 542억원을 각각 1천318억원, 133억원으로 크게 낮췄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기관들이 디스플레이 장비주 모멘텀 악화를 경계해 LCD 장비주에 대한 비중 축소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대신 유동성이 풍부한 유가증권시장의 건설, 보험, 증권주로 매기가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 매도세와 관련, "코스닥기업들이 예상치에서 훨씬 벗어나는 실적을 잇따라 발표했다"며 "특히 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전망치 하향은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앞으로 발표될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도 걱정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지금은 그나마 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성적표가 나오고 있지만 나중에는 성과가 안 좋은 기업들도 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실적시즌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기관투자자들의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