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추진해온 지역 분원 설치가 주춤하고 있다. 지방 분원의 필요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두되는 데다 인력과 예산확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올 4월 전북 정읍에 세운 분원 외에 제주 충북 부산에 분원을 세운다는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도 제주도와 충북 청원군 등이 분원 유치를 강력 희망해와 이를 검토했으나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포기하기로 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경남 울산에 분원설치 방침을 세우긴 했지만 현재 계속 추진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올해 내에 전남 고흥에 분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있었으나 중장기 계획으로 뒤로 미룬 상태로 알려졌다. 출연연구기관들은 필요한 연구 인력을 지방에서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분원 설치의 가장 큰 난제로 꼽고 있다. 실제 지난 2001년 광주의 광산업 육성을 위해 설치한 전자통신연구원 광통신 연구센터는 지금도 연구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지역 표를 의식한 자치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뛰어들어 출연연 분원 유치 붐이 한때 일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 대학에 설치된 전문연구소를 독립적으로 키우는 게 더욱 실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출연연 분원은 13개 연구기관에서 26개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