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가계소비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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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연초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가계소비가 다시 극심한 침체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성경 기자 나와있습니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2/4분기 가계수지 동향, 현황부터 말씀해 주십시오.
[기자]
지난 2/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19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9% 증가했습니다.
이것은 전분기 소비증가율이 4%였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입니다.
더욱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비지출은 오히려 0.1% 감소했습니다.
내수부진이 극심했던 지난해 보다 최근들어 소비위축이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앵커2]
연초에 가계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2분기 들어 다시 뒷걸음친 원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우선 가계 소득이 늘지 않은 점을 들수 있습니다.
이 기간 가계소득은 월 285만2천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4% 증가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전분기에 5.8%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때 소득증가세가 둔화됐습니다.
특히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1.4%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이것은 지난 1분기에 대기업의 연말 상여금이나 설 상여금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난 것일뿐 실질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가계소득 정체는 앞으로 내수회복에 걸림돌이 될 전망입니다.
[앵커3]
그나마 번 돈도 소비 보다는 저축하는데 주력했다고 합니다만...
[기자]
소비지출이 2.9% 증가에 그친 반면 세금과 연금.보험 등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35만3천원으로 7%나 확대됐습니다.
가계들이 번만큼 쓰지 않고 저축하는데 주력했다는 뜻입니다.
실제 직접세는 다소 줄었습니다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같은 사회보험료가 5.4%,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4.1% 늘었습니다.
특히 대출이자를 갚거나 교육비 송금 등을 위한 기타 비소비지출은 무려 14.2%나 급증했습니다.
이에따라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소비성향은 전분기 82%에 비해 무려 4.4%P 하락한 77.6%로 떨어졌습니다.
이것은 지난 2003년이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입니다.
세금과 준조세 부담이 소비부진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4]
계층간 소득양극화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하는데...
[기자]
이기간 상위 20%의 월평균소득은 576만4천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3% 늘어난 반면 하위 20%는 79만6천원, 0.3% 증가에 그쳐 소득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위 계층의 경우 실질소득이 오히려 줄었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따라 상위 20%의 소득은 하위 20%에 비해 7배(7.24배) 이상 커졌습니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6.83배에 비해 소득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입니다.
소비지출에서도 상위 20%는 6% 늘어나 평균소비증가율을 웃돈 반면 하위 20%는 2.1%나 줄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5]
긴가민가하던 소비감소가 수치로 나타낸 셈인데...앞으로 내수경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기자]
연초 반짝 상승으로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습니다만 상여금효과 등이 사라지면서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 됐습니다.
정부는 내수회복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서서히 살아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득증가율이 제자리걸음이고 각종 준조세 부담이 커지고 있어 소비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하반기 경제환경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국제유가가 사우디 쇼크까지 더해지며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동안 유가상승을 상쇄해줬던 원화강세에도 이제 기댈 수 없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부동산가격이 하락압력을 받고 있어 가계의 부(자산)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산이 축소되면 씀씀이를 줄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가지 기댈 것은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수직상승하고 있는 주식시장입니다.
통상 주식시장이 호황이면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발생합니다.
부의 효과는 주가가 상승하면 가계자산이 증대돼 소비가 늘고 기업도 자금조달을 통해 투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보인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선순환 구조가 깨졌습니다.
개인의 주식투자비중이 예전보다 줄어든데다 주식으로인해 다소 자산이 증대된다 하더라도 가계자산의 80% 이상을 묻어두고 있는 예금이 초저금리의 영향으로 사실상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6]
이성경 기자였습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