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비즈니스,금융,물류,의료,교육 허브에 이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는 분야는 바이오다. 싱가포르 중심에서 15분 거리인 부오나비스타(Buonavista)가에 위치한 바이오폴리스(Biopolis)가 그 심장부다. 정부는 2003년 이후 약 3억달러를 투자해 바이오폴리스를 건설했다. 현재 이 곳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노바티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제약회사의 연구개발(R&D) 센터가 입주해 있다. 게놈 연구소와 바이오 인포매틱스 연구소 등 5개 정부투자 연구소도 들어서 있다. 싱가포르는 바이오 허브 구축을 위해서도 특유의 전략을 마련했다. 외국 다국적 기업에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해 이들의 R&D센터를 유치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바이오폴리스는 아파트와 호텔 상업시설을 포함한 7개의 대형 건물이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바이오폴리스는 싱가포르 정부가 바이오 허브 구축을 위해 앞으로 20년 동안 10조원을 투입해 완성할 '원 노스(One-North)' 프로젝트의 일부다. '원 노스'는 '북위 1도'를 뜻하는 것으로 바이오폴리스가 위치한 북위 1도 지점에 바이오와 정보기술(IT) 등 첨단 연구시설을 집중시키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원노스 프로젝트에 따라 바이오폴리스가 위치한 곳에 추가 연구시설뿐 아니라 비즈니스 설비,수영장,골프 연습장,쇼핑센터,레저·숙박 시설 등을 배치할 계획이다. 또 입주자들의 편리를 위해 지하철역 2개가 들어서도록 했고 학교와 종합병원도 5분 내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둘 예정이다. 일과 생활,놀이가 한 곳에서 조화를 이루는 복합 연구단지를 만들어 6만여 연구인력을 포함,총 13만명이 둥지를 틀게 만들겠다는 목표다. 외국기업 유치를 통한 바이오 산업 육성이라는 싱가포르의 전략은 많은 장점이 있다. 바이오 투자는 아직까지 위험이 높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철저하게 외국 기업을 유치해 바이오 산업을 키우기로 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은 싱가포르 정부가 아닌 개별 기업들의 몫이다. 또 자국 과학기술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측면에서도 바이오 허브 계획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