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지수 1,100선을 돌파, 역사점 최고점에 바짝 다가섰다. 28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전날보다 8.81포인트 상승한 1,101.84를 기록한후 상승폭을 키우며 1,100선에 안착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94년 11월23일의 장중 최고가 1,114.14 이후 최고 수치다. 종합주가지수의 역사점 고점은 1994년 11월9일의 장중 1,145.01이며 종가로는 1994년 11월8일의 1,138.75다. 증시는 간접투자자금의 증가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에 하반기 거시경제 개선 기대감, 기업실적 개선 등 이른바 `3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있어 전고점 돌파는 이제 시간 문제가 됐다. 현재 대다수 국내외 증권사들도 하반기 증시를 1천200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1,100돌파 의미 = 1,100선은 최근까지만 해도 전고점을 돌파하기 전 넘어야할 심리적인 저항선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재 증시는 1,100선 돌파 자체를 담담하면서도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기업실적 향상에도 불구하도 저평가돼왔던 국내 증시가 이제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 1,100선 돌파는 향후 `큰 장'이 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양창호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1,100선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감이 사라졌으며 전고점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1,100선은 큰 의미를 상실했다"고 전제하고 "앞으로 역사점 고점 돌파를 예고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은 "한국증시가 제값을 찾을 수 있느냐의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를 넘어섰으며 제자리를 찾아가는 관문을 통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더 상승할까 = 국내 증시는 상승세가 가파른 데다 계속 장중에 조정을 받으면서 상승해 왔기 때문에 좀처럼 쉽게 조정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이르면 이번주나 다음주 안에 역사점 최고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시 상승세가 다소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오는 8~9월에는 1,200선까지 도달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전고점 돌파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단기 기술적 지표인 상대가격지수(RSI)와 이동평균선차감지표인 MACD 증감률이 둔화되면서 일간으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주간단위나 월간 단위로는 과열단계로 접어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상승세가 8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가 일간으로 조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주간이나 월간단위의 중.장기적인 조정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한국은행 국내총생산(GDP) 전망과 통계청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내수회복 기미가 강해지고 있어 증시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유효하다는 관측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증시가 7월들어 상승폭이 10%로 5~6월의 5%보다 2배로 커지고 있다"면서 "증시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장세 초반부에 진입하고 있어 상승세가 8~9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무서운 상승세 배경 = 최근 증시는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증대와 거시경제 회복 기대감, 북핵 등 지정학적 문제 완화, 미국 경제 개선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10월이후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에 4조5천350억원이 신규 유입되면서 지수를 견인하고 일중 변동성을 줄여주는 등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도 최근들어 순매수를 보이는 것도 증시 수급에 긍정적이다. 오는 8월말 부동산종합대책에서 유동자금의 증시유인 대책도 포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유동성 공급 전망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과 국내 경제의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는 점도 증시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은 전날 베이지북 보고서에서 자국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발표함으로써 투자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한은은 최근 하반기 GDP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4.5%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해 그동안 거시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불식시켰다. 홍기석 팀장은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률(PER)은 8배 수준으로 미국, 일본 등의 20배 안팎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는 가운데 풍부한 유동성과 밝은 거시경제 전망 등이 증시 상승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투자전략은 =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세로 방향을 잡았고 조정 가능성도 낮은 만큼 많은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게 유리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종목 중에는 상승여력이 큰 종목이 많으므로 실적 전망이 좋고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 부지런히 매수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 파트장은 "조정 없는 랠리가 지속되고 있어 장기보유(바이&홀드) 전략이 가장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제 주식시장은 연중 최고가 아닌 사상최고를 향해 전진하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업종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시세 흐름상 건설→증권→창투사로 매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현 시점에선 단기트레이딩보다는 주식을 사고 가져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종합주가지수는 1994년 11월8일에 기록한 사상최고가인 1,138.75까지 쉬지 않고 상승한뒤 100포인트 내외로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1,000선이 저항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보다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전제하고 "작년 320선까지 떨어지며 '대바닥'을 찍은 데다 여전히 저평가된 우량 종목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