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여름 어느 날 모 증권사 지점에 중년의 투자자가 현금 2억원을 들고 나타났다. 그는 증권사 직원에게 "요즘 아폴로 눈병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으니 '아폴로' 주식으로 다 사주시오"라고 말했다. 코스닥에 있는 아폴로라는 회사는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로 아폴로 눈병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단지 회사 이름이 아폴로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모 증권사 지점으로 전화가 걸려 왔다. 창구 업무를 맡은 여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중년 주부의 음성으로 들리는 상대방은 "지금 로커스홀딩스 주가가 얼마예요?"라고 물었다. 여직원은 주가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 때문에 종목 검색을 해봤다. 그런데 로커스 있는데 로커스홀딩스는 없었다. 그래서 "그런 종목은 없는데요,손님!"이라고 친절하게 답해 주었다. 그러자 손님이 하는 말이 가관이다. "어머! 이를 어째! 그 종목이 그 사이 부도났나봐." 그러고는 울먹이면서 전화를 끊었다. 조금 후에 다른 전화가 걸려 왔다. 이번에는 그 여직원의 옆자리 동료가 전화를 받았다. 그 전화 내용은 '플레너스'의 현재 주가를 묻는 것이었다. 그럼 문제의 '로커스홀딩스'와 '플레너스'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짐작하는 바와 같다. 같은 회사인 것이다. 즉 로커스홀딩스가 플레너스로 사명이 바뀐 것이다(지금은 또 바뀌어서 CJ인터넷이다). 사실 주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이 종목은 알 수 있었다. 이처럼 '묻지마 투자'가 아직도 많은 것 같다. 피 같은 돈을 투자하면서 투자 회사에 대해서는 너무 공부를 안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요즘 증권사 지점에만 나가도 분기마다 업데이트한 기업분석 책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다시 강조한다. 주식을 사고 나서 그 회사에 대해 공부하지 말자.공부한 후에 주식을 사도 늦지 않는다. 순리대로 투자하자는 이야기다. 재테크 컨설턴트 심영철 < '부자가 되려면 머니코치를 찾아라'(팜파스)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