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시장 판도 바뀐다.. 점유율 3ㆍ4위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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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PC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델을 제외한 IBM HP 후지쓰지멘스 등 원조 PC제조업체들이 급격히 퇴조하고 중국 레노버, 대만 에이서 등 후발업체가 급부상하고 있다.
생산기술이 보편화되면서 품질로는 차별화가 점차 어려워지는 가운데 후발업체들의 저가 PC가 쏟아지면서 가격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계 판도 달라져
미국 시장조사회사 IDC가 최근 발표한 올 2분기 세계 PC시장 점유율 순위에서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순위 밖이었던 중국 레노버와 대만 에이서가 델과 HP에 이어 각각 3위와 4위로 부상했다. 2001년 기준 세계 4대 메이저는 컴팩 델 HP IBM 이었지만 3년여 만에 판도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IBM은 PC사업부문을 레노버에 매각,제조부문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컴팩도 HP와 합병되면서 시장을 떠났다.
HP와 후지쓰지멘스는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HP는 비용 삭감을 위해 내년 말까지 전체 고용인원의 10%인 1만4500명을 내보내기로 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반면 레노버는 2분기 점유율을 7.6%로 끌어올리며 일약 3위로 떠올랐다.
에이서 역시 지난해 처음 일본 도시바를 밀어내고 세계 5대 PC메이커로 부상한 데 이어 2분기 점유율이 4.4%로 1%포인트 이상 올라가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선진국 업체들의 변신
PC제조로 돈을 벌기가 어려워지자 선진국 '원조' 업체들은 사업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
IBM은 제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 수년간 콜센터부터 생명공학 리서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IT관련 서비스업에 진출해 왔다.
맥킨토시 PC로 유명한 애플은 3년여 전부터 MP3플레이어와 인터넷 음악 다운로드 사업을 적극 육성,최근 MP3플레이어 아이포드 사업부의 매출이 PC 부문을 추월했다. 이 회사 2분기 순익은 아이포드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5배나 늘었다.
◆사활 건 가격경쟁 치열
PC 업계 재편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IDC는 가격 인하 경쟁으로 오는 2009년 세계 PC 출하량은 올해보다 40% 많은 수준으로 증가하겠지만 매출 증가율은 1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저임금을 앞세운 레노버와 에이서 등이 저가를 무기로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어 획기적으로 비용을 낮추지 못하는 PC 제조업체들은 앞으로 한계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선진국 업체 중 PC사업이 유일하게 성장세인 델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델은 전화와 인터넷으로 제품 주문을 받은 후 곧바로 조립만 해서 고객에 배달하는 방식을 통해 판매가를 경쟁사보다 평균 30%나 낮추는데 성공,선진국 회사 중 유일하게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