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양상을 보였던 부동산 펀드 시장에 '경고등'이 깜박거리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7월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하고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이 운용을 시작한 200억원 규모의 한 부동산 펀드는 최근 투자자의 조기 상환 요구를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빌딩 리모델링 사업에 투자하는 이 펀드의 만기는 2년이지만 투자자는 1년 경과 시점에서 조기 상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빌딩 분양이 지연되면서 분양 대금을 아직 받지 못해 조기 상환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골든브릿지 관계자는 "감정가가 290억원인 빌딩을 담보로 잡아 두었고 200억원 규모의 부동산 보장가액 보장보험에도 가입하는 등 원리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해 놓았다" 고 말했다. 최근에는 삼성증권이 부동산 펀드를 당분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펀드가 돈을 빌려주는 시행사의 신용등급이 낮거나 세금 문제가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는 데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 정책으로 수익률 변동이 커지는 '정책 리스크'도 있기 때문이라고 삼성증권측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KB자산운용이 증권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817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팔았으나 시행사가 토지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해 한 달 만에 청산되기도 했고,지난 1월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이 현대증권을 통해 판매한 경매 펀드는 설정 후 몇 달 동안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분양 실패 등 사업 위험이 현실화하면 원금 회수가 늦어지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손실을 볼 수 있다"며 "펀드 가입시 투자 대상 물건과 사업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