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23일 폭발 여러 건이 잇따라 일어나 최소 44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폭발은 샤름 엘-셰이크의 번화가 나아마 베이의 호텔들과 인근 상업지구를 중심으로 일어났으며, 폭발 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건물에서도 유리창이 흔들리고 불길과 연기가 보일 정도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무스타파 아피피 남시나이주 지사의 말을 인용해 사망자가 49명이라고 보도했으며 AP통신은 최소 36명이라고 전했다. 경찰과 목격자들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시15분께 첫번째 폭발이 일어난 뒤 잇따라 폭발이 일어나는 등 모두 3∼7차례의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폭발이 모두 7차례 일어났으며 그중 최소 4건에 차량 폭탄이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가잘라 가든 호텔 진입로에서 차량 폭탄 1대가 터졌으며 이 호텔은 전소해 완전히 파괴됐다. 이 관계자는 올드마켓에서도 차량 폭탄이 폭발해 인근 옥외 커피숍에 앉아 있던 17명이 사망했으며 다른 소형 버스들도 화염에 휩싸였으나 승객들을 태우고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폭발이 자정을 넘어 늦은 밤에 일어났으나 낮 시간의 열기를 피해 밤 늦게 휴가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상업 지구의 상가들이 붐비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목격자들은 추가 폭발을 우려해 귀가하려는 관광객들로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희생자들의 국적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영국인, 네덜란드인, 카타르인, 쿠웨이트인, 이집트인 등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또 dpa 통신은 희생자들의 정확한 국적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이집트를 가장 많이 찾는 손님인 이탈리아인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집트 정부는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를 정상급 회담 개최지나 외국 사절단 접견지로 자주 택하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도 인근의 골프 호텔에 별장을 가지고 있으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겨울에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기 위해 여러차례 이 휴양지를 찾았다. 이번에 폭발이 일어난 나아마 베이는 특히 고급호텔이 수십개 위치해 있어 유럽 등에서 휴가차 찾아오는 관광객들과 다이버들로 붐비는 곳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시나이 반도의 호텔들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나 34명이 숨진 바 있다. 이집트 당국은 이 공격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용의자들를 체포했다. (카이로 AP.로이터=연합뉴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