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1일 고정환율제를 폐지하면서 위안화를 2.1% 절상했지만 추가적인 평가절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제 투자은행 등 경제전문 기관들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 등의 지속적인 압박과 중국경제의 고성장을 감안할 때 위안화가 연말 또는 앞으로 6개월 내에 5%,1년 안에는 10% 정도 추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중국의 위안화 절상 발표 직후 "첫 걸음을 뗀 것"이라면서 "앞으로 추가적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추가 절상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했지만 추가 절상과 또 다른 개혁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지 않고 1~2년간 여유를 갖고 환율 문제에 대응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투자은행들은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가 본격적인 위안화 절상의 신호탄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J P 모건의 프랭크 공 외환전략가는 "이번 절상폭은 내심 10% 안팎의 절상을 기대했던 미 재계와 행정부를 만족시키기에는 충분치 않다"며 "위안화가 올해 말까지는 5%,1년 내에 10% 추가로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중국 경제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적어도 3년 동안은 연간 5%씩의 절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은행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준 마는 "중국의 장기적 잠재성장률은 연 7~8%로 미국의 3~4%보다 훨씬 높다"며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감안할 때 위안화는 연간 5%가량의 절상폭을 감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안화가 연 5% 절상될 경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위안화가 연말까지 달러당 7.70위안으로 지금보다 5% 가량 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의 다니엘 테넨가우즈 연구원은 "이번 위안화 절상 조치는 미국의 경상적자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위안화 절상이 여기서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다른 투자은행들보다 절상폭 전망치를 더 크게 잡고 있다. 메릴린치는 "미국 정부는 중국의 완전한 변동환율제 이행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막후에서 외교적인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며 "올해 말엔 위안화 가치가 지금보다 7.5% 오른 달러당 7.50위안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에선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추가 절상 대신 현재 하루 ±0.3%로 정해진 환율 변동폭 한도를 확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달러를 제외한 엔화 등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 변동폭 제한선을 ±1.5%로 늘린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허판 부소장보는 "중국 정부가 연내 달러에 대해서도 하루 변동폭 제한선을 ±3.0%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