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파업 나흘째인 20일 항공기 결항으로 승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기업체의 수출차질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노사 양측이 협상을 재개했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날 고려대 한양대병원 등 병원노조도 파업에 돌입해 일부 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아시아나 노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교섭을 재개했으나 성과 없이 끝났다. 이날 협상에서 노조는 14개 쟁점사항의 일괄타결을 요구했으나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노사 양측은 이에 따라 21일 오전 10시 교섭을 재개키로 했다. ○…조종사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16일부터 이날까지 20명이 노조에서 탈퇴했고 일반 직원과의 반목도 커지는 등 '노-노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파업 이후 사내 통신망에는 파업의 부당성을 알리는 글이 수백건 올라왔다. ○…화물기 운송이 19일부터 모두 중단되면서 LCD 모니터,반도체 등 고가품과 적시성을 요하는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매출 손실은 주간 160억원,월간 700억원으로 추산되며 수출업체 등 화주들의 손실은 하루 평균 17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8일부터 간부 파업에 들어간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20일까지 전 조합원을 상대로 투쟁지침 설명회를 가졌다. 이에 따라 '고강도 투쟁이 임박했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혀왔던 조종사노조의 파업 수위가 보다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구체적인 투쟁 지침을 정한 상태에서 여론의 추이를 살피고 있는 노조측은 병원노조의 파업여파 등을 지켜보며 조만간 쟁의 방식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고려대 한양대 등 보건의료노조 소속 12개 병원이 20일 파업을 강행했으나 응급실 수술실 신생아실 중환자실 등 긴급을 요하는 필수업무 부서는 정상업무를 실시,진료차질은 거의 빚어지지 않았다. 특히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4대 대형병원은 보건의료노조 소속이 아닌 데다 경희의료원 등 9개 병원도 노사합의에 성공해 당장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고대안암병원에서는 원자력병원ㆍ보훈병원 등 서울 시내 다른 병원 노조원을 포함해 1100명이 1층 로비에서 농성을 벌여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보건의료노조 불법파업 강행에 대한 경영계 입장'이란 자료를 내고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은 명백한 불법파업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각 노동위원회는 보건의료노조 지부 조정신청에 대해 중노위의 직권중재 결정을 존중,역시 직권중재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기설 노동전문.인천=김인완.류시훈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