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논술을 고교 정규 교육과정에 넣기로 한 것은 2008학년도 입시부터 논술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논술 준비를 학원이 아닌 학교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목표는 '논술 강화→사교육 열풍'의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겠다는 것.우선 오는 8월 말까지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을 제시,이 범위 내에서 대학이 논술고사를 출제하도록 '관리 감독'하며 일선 고교에서는 이를 기준으로 내년부터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계획이 의도대로 실천되려면 논술 교사 확보와 이에 따른 교사 부담 가중 등과 더불어 국어,사회과 교사의 단기 연수만으로 통합교과형 논술을 가르칠 수 있을지,교과서는 어떻게 만들며 평가는 어떻게 해야할지 등 숱한 걸림돌을 해결해야만 한다. ◆작문,독서 과목에서 논술 지도 교육부는 일단 논술 과목을 별도 교과로 개설하기보다 현재 고교 2,3학년 심화선택과목으로 개설된 독서,작문 과목을 활용할 계획이다. 주당 2시간씩 운영되는 독서,작문 교과는 현재 입시과목 문제풀이 등으로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는 내년 1학기부터 이들 과목의 수업 내용을 논술 위주로 바꿔 논술 지도 연수를 받은 교사가 과목을 선택한 학생에게 논술을 가르치도록 할 방침이다. 유영국 교육부 학교정책심의관은 "서울시교육청이 이번 여름방학에 교사 214명을 연수시키기로 하는 등 시·도교육청별로 논술 지도를 원하는 교사를 상대로 연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교육부는 올해 방과후활동이나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논술을 가르치고 교육방송(EBS)을 통해 전문 강사진의 '대학별 맞춤 논술 강좌'를 제공하기로 했다. ◆'논술=학원' 공식 바뀔까 논술은 지난 94년부터 대학들이 입시에 포함시켜 왔지만 일선 고교는 "정규 교과과목이 아니어서 담당 교사가 없을 뿐 아니라 5~10% 내외의 상위권 학생들만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논술 교육을 외면해왔다. 논술 교육이 활성화된 곳으로 손꼽히는 서울 목동 강서고조차 3학년 학생 중 수시나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끝난 뒤 논술을 치르는 대학에 지원한 학생을 모아 열흘가량 집중 지도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학원들이 S대반 등 대학별 출제경향에 맞춘 특별반을 구성,10명 내외를 상대로 몇 달씩 '맞춤형' 강의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창용 강서고 교무부장은 "논술이 필요한 학생은 전체 560명 학생 가운데 60여명에 불과한데 본격적으로 가르치려면 전체 교사의 3분의 1을 투입해야 한다"며 "교사의 업무가 늘어나고 다른 수업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어 논술 준비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불만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논술을 정규과목에 포함시킨 뒤 전문성을 갖춘 교사들이 집중 연수를 받고 몇 년에 걸쳐 학생들에게 논술을 가르칠 경우 학원보다 더 심도 있게 학생들의 실력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