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반기 순익 "눈부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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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또 다시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한 해 동안의 순이익을 초과했으며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우리은행도 반기 순익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충당금 효과'와 증시호전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깜짝 실적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 상반기 순이익 급증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은 전망치 7000억원을 훨씬 웃도는 8000억~9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190%가량 증가한 것이며 작년 전체 당기순이익(5552억원)보다도 큰 규모다.
이 같은 실적호전은 대손 충당금 적립액이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상반기 중 2000억원 규모의 명예퇴직 비용이 들어간 점을 감안하면 올해 국민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금융계는 추산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상반기 중 42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작년 상반기에 비해 10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확대가 실적호전의 주된 배경이었다.
상반기 중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3조8000억원대로 이 기간 중 전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6조7000억원대)의 57%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20~30%가량 늘어난 7000억~8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 역시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175% 증가한 35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방은행도 실적이 대폭 개선돼 대구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44% 늘어난 880억원을 기록했고 부산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창사 이래 최대인 1071억원에 달했다.
◆충당금 효과와 주식평가 이익
금융계 관계자들은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크게 개선됐지만 이자수익 등 실제 영업에서 나오는 이익은 오히려 위축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내수시장 침체로 대출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은행 간 대출금리 할인경쟁 등의 영향으로 순이자 마진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상반기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에 비해 충당금 적립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은 데다 올 들어 신규 부실채권의 발생도 감소해 충당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이닉스반도체 LG카드 등 은행들이 출자전환한 주식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규모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도 실적호전으로 연결됐다.
산업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중 1조3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 중 1조2000억원이 출자주식 처분 및 평가이익 등 비(非)경상적인 요인에서 발생했다.
장진모·유병연·송종현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