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과 병원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골프장은 말 못하는 생물을 관리하고 병원은 사람을 치료하는 곳이지요.두 곳 모두 관심과 애정이 없으면 일류가 될 수 없습니다.정성을 다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 서비스업종이라는 점도 흡사하지요.”


홍광표 크리스탈밸리CC회장(55)은 병원장(서울 세란병원)이면서 골프장을 경영한다.그가 병원을 운영하면서 골프장업에 진출하게 된 이유는 뜻밖에도 단순하다.골프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한때 서울소재 개인병원중 세금을 가장 많이 낼 정도로 병원을 건실하게 키워놓은데서 보듯,그는 한번 시작한 일은 '적당히' 끝내지 않는다.골프장 경영도 마찬가지다.


홍 회장은 우선 크리스탈밸리CC를 '메디칼케어 시스템'을 갖춘 골프장으로 차별화했다.


회원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까지도 언제든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이 제도로 말미암아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회원과 오너의 간격도 좁혀졌다.


여성을 중용하는 것도 특징의 하나다.


'크리스탈밸리CC는 여성 4인방이 이끈다'는 소리를 듣는다.


최성이 사장,이소연 로비지배인,김경하 식당지배인,문미란 캐디마스터가 그 주인공들이다.


"골퍼들이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단 한점이라도 소홀히해서는 만족할 만한 평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토털 서비스'라는 말이 골프장에서처럼 잘 어울리는 분야가 있을까요. 그런 면에서 여성들의 섬세함은 골프장 경영에 안성맞춤이지요."


크리스탈밸리CC는 그래서 여성라커룸이 더 고급스럽고 사우나 전망도 여성쪽이 더 좋다고 한다.


여성 골퍼들의 증가세가 더 뚜렷한 점을 감안하면 여성위주의 마케팅은 요즘 확산되고 있는 '블루오션' 전략이라고 할 만하다.


청주가 고향인 홍 회장은 회원들이 고향에 온 기분이 들도록 골프장을 꾸미는 것이 꿈이다.


"고향집에 가면 가식이나 격식이 필요 없지 않아요? 골프장에 머무르는 동안 잡념을 훌훌 털어버리고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만들 겁니다."


'성공한 병원장''성공한 골프장 경영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홍 회장은 이왕 시작한 골프장사업을 더 확충할 계획도 갖고 있다.


첫 골프장은 뭐가 뭔지 모르고 시작했지만,하나 더 만들게 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골프장에 대한 정책과 골프를 바라보는 시각이 몇 십년 전과 마찬가지로 제자리걸음인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제는 그린피에 붙는 특소세를 폐지하고 취득세도 일반세율 수준으로 내려야 합니다. 골프장에 중과세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봅니다. 그것이 코스트를 높여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지 않아요. 또 골프장이 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킨다는 '오해'도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