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휴가철을 맞아 항공기 이용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어제부터 총파업에 들어가 승객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취재기자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한정연 기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끝내 총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면서요? [기자] 지난 6일 경고파업 이후 사측과 의견 타진을 이루지 못할 경우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끝내 전면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열흘동안 교섭을 가졌지만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17일 정오부터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총파업이 시작된 17일 오후 3시에도 노사는 다시 교섭을 가졌지만 이 자리에서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채 1시간 만에 끝을 냈습니다. 이후 조종사 노동조합원 약 200여명은 오후 4시부터 김포에서 집결해 파업장소인 인천 연수원으로 향했습니다. 또 비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조합원들도 속속 합류해 320여명의 노조원들이 인천 연수원에서 파업에 참여한 상태입니다. [앵커] 아시아나항공 노사간 교섭 쟁점은 무엇입니까? [기자] 조종사 노조는 일단 안전운항을 위한 조건에서는 양보를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의 말씀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INT 김영근 아시아나 조종사노조위원장] "빠른 시일내에 결론을 도출해 운항을 정상화 시키겠다. 그러나 비행안전과 관련된 사안에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 조종사 노조의 안전운항을 위한 조건은 연간 총비행시간인 1천시간 안에 비행임무 수행을 위한 이동시간을 포함시키고 이에 대한 비행수당도 지급하라는 주장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5일제 실시와 함께 한달에 10일, 성수기에는 8일의 휴가를 보장하라는 내용입니다. 이밖에도 조종사의 정년 만 58세와 비행사고로 징계된 조종사의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으며 영어자격시험 즉, 토익 630점 이상의 조건도 폐지하라는 요구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 조종사의 승격이나 징계 등 모든 인사관련 사항이 논의되는 핵심위원회인 '자격심의위원회'와 징계와 관련된 '인사위원회'에 노조의 의결권을 부여하라는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노조의 요구는 경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격심의위원회 위원에서 노사간 참여 인원수를 같이 하거나 외국인 조종사 채용금지 등의 요구안은 회사 고유의 인사 경영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비행 임무전 약물 및 음주검사 중단이나 영어자격시험 중단, 정년 연장이 안전운항과는 무관하거나 오히려 역행하는 내용이라는 설명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마치 조합의 요구사항들이 안전운항을 위해 필수적인 것처럼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한편, 이를 이용해 초법적이고도 사회통념이나 경영 여건상 수용하기 어려운 집단 이기주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단 노사 양측은 17일 오후 교섭을 통해 어느정도 감정의 골은 식혔다고 하지만 여전히 단체교섭안 내용에 대해서는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추후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양쪽 다 언제든지 협상 테이블에 나갈 준비는 되어있다는 입장입니다. 총파업 이전까지 다섯차례에 걸친 협상이 결렬됐고 이미 총파업에 돌입한 상태지만 상대방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교섭에 응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일단 양측은 어제 간사협의를 통해 18일 오전 늦어도 정오 쯤에는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만일 오늘 안으로도 결론을 도출해내지 못한다면 내일 또 다시 교섭이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사 모두 파업사태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앵커] 조종사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항공기 운항에는 차질이 없습니까? [기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가운데 524명이 노동조합원이며 비노조원이나 외국인 조종사는 300명이 채 안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17일에만 320여명이 파업지로 집결했고 비행을 마친 조종사들도 속속 모이고 있기 때문에 항공기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파업 첫날인 17일에는 서울-광주, 광주-서울, 서울-부산간 여객기를 비롯해 인천-런던간 화물기 1편이 결항됐습니다. 오늘은 더 많은 비행기가 운항을 중단합니다. 일단 국제선 115편은 정상운항되지만 국내선 168편 가운데 81편과 화물기 7편 중 4편이 결항될 예정입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결항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앵커] 승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겠군요? [기자] 기자가 공항에서 직접 아시아나항공 이용객들을 만나봤습니다. 조종사 노조 파업에 대한 승객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시죠. [INT 항공기 이용객] "배부른 파업이다. 비행기를 자주 이용하는 입장에서 봤을때 좀 그렇다" "근로조건도 중요하지만 고객을 우선시해야하지 않느냐" 고객들은 조종사 노조에 대해 '귀족노조'라는 반발심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승객들을 볼모로 한 파업이라며 고객을 우선시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에 이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간부 26명이 18일 자정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항공기 이용객들의 불안은 한층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