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국원자력연구소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는 벤처기업 BNF테크놀로지(대표 김영진). 한국원자력연구소와 한국전력기술 출신 연구진들이 지난 2000년 설립한 이 회사는 원자력 발전소 제어·감시 시스템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벤처기업이다. 경쟁사가 없다 보니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 등 현재 건설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제어·관리 시스템 개발을 도맡고 있다. 2003년엔 화력발전 분야에 진출,다국적 기업인 스위스 ABB사를 제치고 분당복합화력발전소의 제어시스템 통합사업을 따냈다. 이 회사는 이처럼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유수의 기업인 RTP사와 손잡고 해외로의 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김영진 사장은 "앞으로 화력발전소 분야로 영역을 넓혀 2012년엔 매출 1000억원대의 제어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NF테크놀로지와 같은 연구소 출신 벤처기업들이 특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경쟁 없는 새로운 '블루오션'시장을 뚫고 있어 눈길을 끈다. 원자력,에너지,우주 등 일반 기업들이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가 이들의 주요 비즈니스 무대다. 한국에너지연구원 창업 벤처기업인 모인에너지(대표 김석종)는 국내에선 초기 단계인 태양열 장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올해를 태양열 보급의 원년으로 삼아 산업육성에 나서고 있는 정부 프로젝트 등에 집열기를 공급,태양열 장비의 산업화를 주도하고 있다. 상업성 부족을 이유로 외면받았던 태양열 장비 분야에 지난 2000년 과감히 진출,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이 회사는 특히 태양열 집열기는 평면이어야 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둥근 관 형태의 집열기를 개발,시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장비보다 30%가량 효율을 높인 이 제품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아 이미 미국 유럽의 기업들로 부터 잇따라 러브콜을 받고 있다. 김석종 사장은 "해외 수출에 나서는 한편으로 현지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며 "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조만간 태양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에너지연구원 출신들이 창업한 엔비오(대표 이동권)는 광섬유를 공기청청기에 적용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에 돌풍의 주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출신 연구팀이 설립한 쎄트렉아이(대표 박성동)는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인공위성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개발업체인 이 회사는 다음 달께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해외(말레이시아)에 인공위성을 수출할 예정이다. 현재 주요 국내 정부출연연구소 가운데 원자력연구소가 11개,표준과학연구원이 8개,에너지기술연구원이 12개,생명공학연구원이 19개,한국기계연구원 12개의 벤처기업을 보육하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