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는 '신(新)트로이카'가 이끈다."


정보기술(IT) 자동차 금융주 등이 '3각 편대'를 구축하고 증시 1000 시대를 열고 있다.


상반기 증시는 건설 제약 등 중소형주들이 각개 약진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이달 들어서는 주도권이 대형주로 확연하게 넘어가는 양상이다.


특히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IT주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자동차주,은행과 증권을 포함한 금융주 등 세 업종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상반기 국내 증시를 관망하고 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 트로이카'주를 집중적으로 매입하면서 상승폭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신 트로이카' 내에서도 업종을 대표하는 대형 우량주에 매수세가 빠른 속도로 몰리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IT 자동차 금융 등 세 업종의 주가 흐름이 종합주가지수 1000 돌파 이후 장세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트로이카'로 몰리는 외국인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10년7개월 만에 1060을 돌파한 것은 IT 자동차 금융 등 대형주들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된 결과다.


IT는 하반기부터 업종 경기가 본격적으로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고,자동차는 원화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과 해외 생산 확대 등을 바탕으로 매력이 커지고 있다.


은행 증권 등 금융주 역시 하반기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증시 활황 등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업종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의 최근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외국인들은 6월에 IT주가 주축인 전기·전자 업종을 521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14일까지 벌써 57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 달 사이에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외국인들은 자동차 등 운수장비 업종을 지난달 1436억원어치 순매수한 데 이어 7월에는 14일까지 249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은행 업종도 외국인들이 지난달 1959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이달에도 10일(영업일 기준)만에 벌써 1476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보유 확대 자세를 지키고 있다.


외국인들은 특히 신 트로이카 업종 내의 대표주들을 매수 타깃으로 삼고 있다.


IT의 경우 단연 삼성전자가 선두에 서 있다.


7월 들어 외국인들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5967억원어치에 달한다.


개별 종목으로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회사는 삼성전자다.


국민은행도 1062억원어치 순매수했고 현대자동차는 106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7월 순매수 상위 종목은 IT 자동차 금융 등의 대표 종목들이 휩쓸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추세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당분간 '신 트로이카' 업종 내의 블루칩 위주로 매수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IT경기가 상승할 예상인 만큼 최근 1년간 외국인 지분율이 하락했던 삼성전자가 타깃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꾸준히 매도하는 바람에 지난해 4월 60%까지 올랐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54%대까지 떨어졌다"며 "최근에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대거 매수하고 있는 것은 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뿐 아니라 그동안 내려갔던 지분율을 채우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 요인과 해외 경기 회복 조짐 등 외부 여건도 수출과 직결되는 IT와 자동차 업종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경기선행지수가 예상보다 3개월 정도 빨리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기 변동에 민감한 수출주들이 기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도 "IT 업종 위주로 우량주에 외국인들의 매수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