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급속 부동화 .. 단기상품 수신액 상반기 23조 급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저금리로 시중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금융회사의 만기 6개월 미만 단기 수신액(단기 부동자금)이 올 상반기 중 23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은행 종금 투신 등 금융권의 단기수신 잔액은 421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 398조원에 비해 23조3000억원 증가했다. 2003년 말(381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6개월 사이에 40조원 늘어난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금융권 총수신 증가액 40조3000억원과 거의 엇비슷해 금융권 수신 증가세가 주로 6개월 미만 단기 상품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6개월 미만 단기 수신상품으로는 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투신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 상반기 중 금융권 총수신 증가액이 18조4000억원에 그친 데 비해 단기수신 증가액은 이보다 5조원 가까이 많아 기존 장기 예금상품 등이 6개월 미만 단기상품으로 이동,시중 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금융권 총수신 중 단기 수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4월 말 50.5%로 사상 처음 50% 선을 넘어선 데 이어 6월 말에는 51.2%에 달했다.
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부동산 등 실물자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가계들이 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의 보관처로 단기 상품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또 최근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저축성 예금보다 적립식 펀드를 장기 저축수단으로 선호하는 것도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자금의 단기 부동화는 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경제의 장기성장 기반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