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10일 6자회담 복귀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잇달아 밝히면서 북한의 핵개발 수준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북한은 올해 2월10일 처음으로 핵무기 제조와 보유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3월21일에는 '핵무기고'를 늘리는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히는 등 핵개발이 '현재진행형'임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한반도 핵위기의 본질인 미국의 대북 핵위협과 적대정책이 계속되는 한 자위용인 핵무기 개발도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이 북측의 주장이다. 외무성 리근 국장이 최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와 인터뷰에서 영변 50㎿ 원자로와 태천 200㎿ 원자로 공사 재개를 밝히면서 "우리의 주권과 제도를 지키기 위한 억지력으로서 핵무기를 증대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 고위관계자는 이미 올해 4월초 평양을 방문한 미국 국제정책센터의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원을 통해 영변 5㎿ 원자로의 연료봉 교체작업을 시작, 3개월 동안 계속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외무성 대변인은 다음달 11일 영변 5MW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인출 작업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최소 1-2개에서 최대 15개까지 폭넓게 추정하고 있으며 '2.10성명' 이후 그 추정치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2-9개의 핵무기와 15-38㎏의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또 5㎿ 원자로를 정상 가동하면 매년 평균 6-7㎏의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북한이 전한 원자로 재가동(2003.2) 및 중단 시점(2005.4)이 정확하다면 영변 원자로는 약 2년 2개월 동안 가동됐으며 여기서 나온 8천여개의 연료봉을 모두 교체할 경우 12-14㎏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또 1994년 북.미 기본합의서에 따라 중단했던 영변 50㎿ 원자로와 태천 200㎿ 원자로 건설 공사가 마무리돼 가동에 들어가면 매년 55㎏과 210㎏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 및 플루토늄 보유량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대신 '미국의 고립.압살정책에 맞서 핵무기고를 늘린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뚜렷한 타협점에 도달하기 전에는 핵무기 개발을 계속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4차 6자회담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고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